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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재무건전성, 美보다 유럽이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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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은행들에 비해 유럽 은행이 자본조달력 등 재무건전성에서 크게 뒤처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미국에서와 달리 유럽에는 스트레스 테스트와 같은 자기자본 기준 강화를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유럽 주요은행들, 자본확충 미흡해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문제가 불거지거나 조치가 필요할 때마다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아일랜드의 5개 은행과 기타 금융 기관들은 미국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수십억 달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과는 달리 유럽의 정책들은 은행들에게 자본을 확충하도록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미국 은행들이 증시 등 자금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본을 조달하는 데 반해 유럽 은행들은 이같은 이점을 따라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UBS의 필립 핀치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는 "미국에 비해 유럽의 금융 시스템은 급속도로 뒤처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주식 시장이 상승해야만 은행이나 정부 정책에 숨통이 트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유럽은행들은 금융위기로 인한 부실자산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충당금인 1조달러의 40%만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 은행들의 경우 필요한 충당금 6660달러의 3분의 2 수준을 이미 조달했거나 조달계획을 발표했다고 IMF는 지적했다.

이같은 차이점은 유럽 정부의 은행업계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영국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 들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했지만 이에 관한 구체적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유럽 은행감독위원회는 각국이 자국내 금융 시스템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올해 9월까지 나오게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계획은 유럽의 금융 시스템이 충격에 반응하는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지 개별 은행들의 자본확충 필요액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분석 결과와 방법론도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은행들은 신중한 접근을 선호하고 있다. HSBC의 스티븐 그린 회장은 "미국 정부의 전략은 시장에 신뢰를 억지로 주입하는 방법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그보다는 미국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한 투명성이 시장의 신뢰를 이끌어냈다는 관측이다.

◆ 유럽, 경기침체·투자위험 노출


유럽 은행들이 미국보다 자본조달에 뒤처지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가장 먼저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소수의 은행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은행들은 고통을 계속 지연시켜 왔다.

또 미국과는 달리 유럽 은행들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동유럽 부문에 투자하는 등 잠재적인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또 유럽은행들의 높은 대출비율도 자금 시장의 위기에 대단히 취약한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기업들의 대출의 80%가 은행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 기업 대출의 불과 20%만이 은행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자본시장 상황도 유럽 은행들이 대출 회수에 나설 경우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회복을 느리게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IMF는 추가 자본조달이 필요한 6000억달러 가운데 유럽은행들이 3750억달러, 영국이 1250억달러, 기타 유럽국가들이 100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의 예측치는 유럽내 모든 은행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다른 예측치보다 규모가 클 수 있다.

예컨대 독일에서는 소위 란데스뱅크라 불리는 독일 지방정부 소유의 공공은행들이 추가자본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영국의 경우 은행에 800억파운드(약 1219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고 5620억파운드의 은행자산을 보증하고 있다.

◆ 대형은행들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취약

투자 자문사 KBW는 유럽은행들이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그대로 적용했을 경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독일 코메르츠 은행과 덴마크 단스크 은행 등을 비롯한 주식시장에 상장된 6개 대형은행들은 미국 정부가 스트레스테스트에스 기준으로 삼았던 4%의 기본자기자본(티어원) 비율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약 80억파운드(약 109억달러)의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분석에 대해 덴마크 단스크 은행의 토니 티에리 안데르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달 초 덴마크 은행들은 260억크로너(약 47억6000만달러)를 수혈받아 북유럽 지역에서 자본조달이 가장 우량한 은행이 됐다고 밝혔다. 코메르츠은행 측도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KBW의 앤드류 스팀슨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에 의해 사용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적용한 상태에서 투자자와 고객들의 신뢰를 유지하려면 "현실적으로 유럽은행들은 약 600억파운드에 이르는 더 많은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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