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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거래소, 사업 'All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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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한달 비용지출 급감·인재 유출 '후유증'

한국거래소(KRX)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각종 사업이 중단되고 비용 지출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임 연봉 삭감에 따라 우수 인재가 유출되고 감사 부담에 업무까지 차질이 예상돼 증권업계의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1월29일 공공기관으로 지정, 정부의 통제를 받은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애초 거래소는 지난 1988년 민영화가 완료되고 2005년 코스닥시장, 선물시장 통합과 함께 주식회사로 전환된 사기업(私企業)이다.

기획재정부는 거래소가 시장기능 규제와 감시 등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독점적 수익이 50% 이상이라는 설명과 함께 공공기관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예산 편성, 임원 선임, 경영 평가, 직원 급여, 감사 등에서 정부의 통제를 받게 됐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가장 큰 변화는 '지출'이다. 증권·선물인들의 잔치 마당인 '증권선물인 마라톤대회(일명 불스레이스)'는 올해 열리지도 못할 상황에 부닥쳤다.

약 5억~6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가장 큰 이유다. 공공기관 지정으로 인해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을 전개할 수 없고 경영성과평가 등도 고려해야 되기 때문.

지난해 3회 대회 때 무려 1만8000여명의 증권선물인 가족이 참여, 친목을 도모했고 올해도 1만5000명 이상의 참여가 예상됐지만 예산 관계로 잠정 포기 상태다.

전산시스템 수출 등 관련 사업도 속도를 늦춰야 할 상황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진행 중인 사업도 중단하는 마당에 새로운 신규 사업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며 "시장 선진화에 역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급여도 대폭 조정될 예정이다. 과거 거래소는 3500만원 내외의 초임을 자랑했지만 이번 수습직원부터는 2500만원 수준의 연봉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중견기업 정도 수준으로 우수 인재의 지원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카드도 대부분 회수됐다. 클린카드(유흥주점 등에서는 사용이 불가한 카드)만 쓰라는 방침 때문이다. 동료들끼리의 회식도 이제 각자 현금을 갹출하거나 아예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감사도 부담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감사원의 감사가 철두철미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에 거래소 내부는 비상 태세다. 정작 진행해야 될 업무는 미룬 채 감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겉으로는 재정지출을 늘리고 소비를 권장하면서도 속으로는 민영기업을 공기관으로 지정, 발목을 묶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역행하는 꼴"이라면서 "증시도 부진한 상황에 도대체 뭘 하라는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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