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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전망] 첩첩산중(疊疊山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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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첫 연설에 주목하라

첩첩산중(疊疊山中).

여러 산이 겹치고 또 겹쳐 꽉 막힌 상태를 의미하는 '첩첩산중'이라는 사자성어가 요즘의 뉴욕증시만큼 잘 어울리는 때도 드물다.

부실한 은행들의 국유화 논란이 지속되면서 뉴욕증시는 이미 12년만에 최저치로 내려앉는 수모를 겪었지만 사방을 돌아봐도 뉴욕증시가 의지할만한 지푸라기는 별로 없다.

미국 정부가 은행 국유화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눈에 보이는 악재가 아니라 실체없는 불안감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가장 무섭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정부가 필요시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한 우선주의 형태로 위험에 처한 은행들에게 지원할 예정임을 밝힌 가운데 국책 모기지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도 사실상 국유화된 이 마당에 씨티그룹을 국유화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게 이번 국유화 논란의 핵심이다.

이 경우 타 은행도 비슷한 문제에 휩싸이게 되고, 이는 미 정부의 재정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AIG만 보더라도 투자자들의 한숨을 이해할 수 있다. AIG는 이미 1500억달러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았는데, 추가 지원을 받기 위해 정부가 소유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정부는 법정한도 지분율인 79.9%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유화된 상태나 다름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정부 지분을 보통주로 전환하게 되면 정부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지는 것은 명백하다.

국유화가 눈앞에 와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끝없는 부인이 투자자들 귀에 들리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다.

언뜻 언뜻 들리던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희망섞인 메아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는다. 혹여 메아리의 마지막 울림이 들린다면 귀를 틀어막을 필요가 있다.

이미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뉴욕증시가 일시적 반등을 할 수는 있겠지만, 펀더멘털 개선이 동반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반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가 예정된 경기지표에서도 이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 쉴러 주택가격 지수는 전년동기대비 18.3% 하락, 2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35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단기반등이라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 오후 예정돼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첫 연설은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에 서명한 후 정확히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

오바마는 이날 경제상황을 비롯해 추진중인 경기부양책,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긴 연설을 할 예정이다. 오바마의 연설에서 긍정적인 기대감을 발견할 수 있다면 뉴욕증시도 바닥에서 소폭 반등을 기대해볼만 하다. 선물지수도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반등의 가능성은 적지 않다.

그러나 큰 기대는 금물이다. 우리가 연초 경험했듯이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할 때 그 폭풍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

일본 니케이 지수는 장 중 1982년래 최저치로 추락하기도 했다. 26년만에 최저치다.

1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 뉴욕증시,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있겠지만 어쩌면 아직도 지하실이 층층이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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