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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의 아전인수격 성장률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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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경제성장률 수정 발표를 하루 앞두고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에 난리가 났다. IMF가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4.0%로 무려 6%포인트나 끌어내릴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

청와대에서는 취임한지 보름도 안된 윤진식 경제수석이 긴급 브리핑에 나섰고, 재정부에서는 허경욱 1차관이 총대를 멨다.

재정부는 겉으로 드러난 수치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며 IMF가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4%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동안 정부는 감세정책 등을 추진하며 'IMF 권고사항', 'IMF가 분석한 결과'라는 표현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했다.

12년전 외환위기 당시 IMF에 휘둘린 기억을 '트라우마'처럼 안고 있는 국민들을 설득하기에 IMF는 최고의 칼이자 방패였다. 그랬던 IMF가 이날은 '믿을 수 없는 성장률 전망을 내는 곳'으로 평가절하 당했다.

또한 IMF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전분기 대비로는 1·4분기에 마이너스 0.8%로 떨어지지만 2·4분기에는 0%, 3·4분기는 플러스 0.7%, 4분기 1.1%로 반전되는 만큼

실질적으로는 1% 성장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해설도 등장했다.

'-0.8+0+0.7+1.1=1'이라는 계산법이다.

이런 계산법대로라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5%가 아닌 마이너스 3.5%가 된다.

최근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 3.4%, 전기대비 마이너스 5.6%로 나타났을때 '-5.6%'를 헤드라인으로 뽑은 신문에 몇몇 경제관료들이 "성장률 비교를 전기비로 하는 법이 어디 있냐"며 "아전인수격 숫자놀음"이라고 비난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내정자는 최근 현장탐방에서 "우리경제의 성장률 전망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 대해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다"며 "불황의 파고에서 어떻게 살아 남

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기상천외한 계산법을 동원해 "여전히 경제는 성장하고 있다"고 억지 논리를 펴기보다는 정말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묘책'을 짜내는데 보다 열중해 주길 바랄 뿐이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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