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일 당시 '존 매케인함' 몰랐다" WSJ보도 해명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일 미군 해군기지의 '존 매케인함'과 관련, 본인은 어떤 것도 알지 못했다고 29일(현지시간) 해명했다.

앞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일 미군 해군기지 방문을 앞두고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전함이 보이지 않도록 옮기길 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 보도 후 트위터에서 "최근 방일 기간 '존 매케인함'과 관련된 어떤 것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나와 멜라니아는 우리의 위대한 군대와 함께하는 것이 좋았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 28일 요코스카에 있는 미군 해군기지를 방문해 강습 상륙함 '와스프'에서 연설했다. 이 기지는 해군 전함 '존 매케인함'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매케인 전 의원의 딸인 메건 매케인은 트위터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9달이 됐지만 트럼프는 아버지가 평화롭게 잠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WSJ에 따르면 인도-태평양 사령부 관리는 지난 15일 해군과 공군 관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백악관과 해군 7함대가 협의한 결과라며 매케인함을 보이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지시를 전달했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매케인함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지 방문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처하라고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군 내부에서 이 전함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토론이 진행됐고, 2017년 충돌 사고로 수리 중인 상태라 배를 이동시키긴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방문 전 이름이 적힌 부분을 방수포로 덮었으며, 해병들은 '매케인'이라는 이름이 적힌 다른 덮개들도 모두 치우라는 지시를 받았다. 방수포로 덮인 뒤에도 이름을 잘 알아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해 한 바지선이 이 전함 가까이 이동하기도 했다. 특히 '존 매케인' 이름이 적힌 모자를 착용한 해군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때 휴가를 받기까지 했다고 WSJ는 전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15년 이후 시작됐다. 매케인 전 의원은 같은 당 소속이었지만 살아온 이력이나 성향이 크게 달랐던 트럼프 대통령이 대권에 도전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수차례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9월 매케인 전 의원이 별세했을 때 장례식에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