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대차 거래 중 50.4%가 월세
2011년 통계 작성 후 첫 전세 추월
서울 평균 125만원, 월세가격도 최고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지난달 전국에서 이뤄진 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며 전세 거래량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전세 가격이 급등한 데다 대출 규제 조치,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식탁 물가에 월세 가격마저 치솟으면서 서민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는 총 25만8118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13만295건(50.4%)으로 전세 거래량(12만8023건)을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세 거래량이 임대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고 전세 거래량을 앞지른 것은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1~4월 누적 거래 기준으로 보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의 비중은 48.7%로 작년 같은 기간(42.2%)과 비교해 6.5%포인트 상승했다. 5년 평균인 41.6%와 비교하면 월세 비중은 7.1%포인트 높았다.
국토부는 월세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배경으로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새 임대차법을 꼽았다. 임대차법 시행으로 계약갱신권을 사용하는 세입자가 늘어 전세 매물이 잠겼고 5%룰을 의식한 집주인들이 4년치 보증금 인상분을 한 번에 요구하면서 전세 가격이 올라 전세의 월세화 현상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올 들어 보다 강화된 대출 규제 조치와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까지 커졌다.
월세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125만4000원으로 역대 최고다. 마찬가지로 4월의 전국 평균 월세 가격도 81만6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5월 서울 월세지수(KB부동산)도 102.3으로 2016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늘었는데 월세 가격까지 올라 서민의 가계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서울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 금리 인상, 갭 투자 수요 감소, 대출 규제 등의 복합적인 요인들로 전세보다 월세로 선회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합의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하반기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서울 관악구, 중구, 종로구 등의 월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주거 취약계층의 거주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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