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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사'자 직업 쏠림현상과 직업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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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사'자 직업 쏠림현상과 직업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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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명. 전·현직 의원을 제외하고 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국민의미래·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개혁신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에서 초선에 도전하는 후보자 숫자다.


이들의 직업을 보니, 정치인이 174명(33.5%)으로 제일 많다. 다음으로 법조 분야 종사자가 63명(12.1%), 교육 49명(9.4%), 지방의원 41명(7.9%), 기업인 39명(7.5%), 언론 25명(4.8%) 등의 순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300명이 넘는 비정치인이 정치인으로 직업 전환을 추진하는 셈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모든 직업은 소중하다고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직업에 대한 통념이나 가치 평가는 상당히 공고하다. 국가 간 비교연구에서도 드러나는 부분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의 국제비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은 직업에 대한 차별적 시각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지난해 한국·미국·일본·독일·중국 5개국의 만 18~64세 취업자 1500명씩, 총 7500명을 대상으로 15개 직업의 사회적 지위(직업 위세)를 5점 척도로 매기는 설문조사를 했다. 15개 직업은 국회의원·약사·영화감독·교사·은행 사무직원·기계공학 엔지니어·소방관·건설일용근로자·AI전문가·중소기업 간부사원·사회복지사·디지털콘텐츠 크리에이터·음식점 종업원·소프트웨어(SW) 개발자·공장근로자 등이다.

미국과 독일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 1위로 소방관, 2위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꼽았고, 한·중·일 3국은 공히 국회의원을 1위, 2위는 약사(한국, 일본), 영화감독(중국)을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으로 판단했다. 특히 한국은 직업 위세에 대한 인식 편차가 가장 컸다. 직업의 가치, 위상에 대한 구별 의식과 귀천 의식이 강해 직업에 대한 자존감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말의 직업 관련 단어들에도 이런 구별이 뚜렷하다. 경칭(敬稱), 즉 존경 존중의 호칭 접미사 '가·사·자' 등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아치, 꾼, 배(輩)' 같이 낮춰 부르고 경멸하는 뜻을 담은 비칭(卑稱) 접미사도 있다.


건축가, 작가처럼 ‘가(家)’를 붙이는 직업군, 의사 약사 교사처럼 스승 사(師)를 붙이는 직업, 일 사(事)가 붙는 검사 판사, 같은 법조계에 사자라도 선비 사(士)가 붙는 변호사, '자(者)'가 붙는 기자나 과학자, 기술자 등이 대체로 인식이 좋다. 반면, 장사치, 환쟁이, 사냥꾼 등의 단어에는 이들 직업인이 지닌 전문적인 능력, 숙련도는 인정할지언정 존경의 의미는 크게 담겨 있지 않다.


사회가 급변하고 새로운 직업도 계속 생겨나면서 직업에 대한 인식도 계속 바뀌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경칭 접미사가 붙은 직업에 대한 인기는 여전히 높다.


이들 중에서 직업윤리를 저버린 사람이 늘어나면서 법기술자, 검새, 기레기, 국개의원 등의 신조어가 나왔다. 최근에는 의사 선생님도 의새가 됐다. 이들 직업군이 가진 특권이나 소득수준 때문에 이런 비아냥에도 로스쿨, 의대 쏠림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선거철이 되면 법조·언론·학계 인사들이 공천을 받으려고 줄을 선다.


직업 지위에 대한 귀천 의식을 완화하고 직업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는 교육, 직업윤리에 대한 교육이 더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다.





김종화 콘텐츠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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