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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 스토리]골프여제, 엄마골퍼, 그리고 IOC 선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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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암살자’ 새로운 도전 선택
‘커리어 골든슬램’ 올림픽 영웅 등극
완벽 영어 실력 "당선 위해 500㎞ 걷겠다"

‘골프여제’ 박인비의 별명은 ‘침묵의 암살자’다. 필드에서 냉정하고 조용하다. 흔들리는 법이 없다. 지금의 박인비를 만든 힘이다.


박인비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노리고 있다. 기존에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하던 유승민(탁구)의 임기가 내년에 끝나면서 한국은 새 선수위원 출마 후보를 낼 수 있다. 박인비는 지난 14일 IOC 한국 선수위원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진종오(사격), 김연경(배구), 이대훈(태권도), 김소영(배드민턴) 등 쟁쟁한 스포츠스타와의 경쟁에서 이겼다.

박인비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IOC 선수위원 도전 의사를 늦게 밝혔다. 이에 대해 "제 별명이 ‘침묵의 암살자’ 아니냐. 조용히, 열심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건 선수위원을 향한 꿈 때문이었다"면서 "올림픽 정신으로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땄고, 이제 그 정신을 세계에 알리며 올림픽 운동에 앞장서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골프로 모든 것을 이룬 박인비가 IOC 선수위원이라는 새로운 길에 도전한다.

골프로 모든 것을 이룬 박인비가 IOC 선수위원이라는 새로운 길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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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선수위원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 등 다른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를 행사한다. 선수와 IOC의 가교 역할을 하고 스포츠 외교에 기여한다. 박인비는 IOC 선수위원에 부합하는 인물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 7승 포함 통산 21승을 수확했다. 서로 다른 4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일찌감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여자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다시 채택된 리우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상 최초 ‘커리어 골든슬래머’다.


박인비는 도쿄 올림픽에 또 한 번 출전했다. IOC 선수위원을 염두해 둔 행보다. IOC 선수위원에 출마하려면 선거가 열리는 올림픽의 직전 대회에 출전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박인비는 결혼 9년 만인 지난 4월 첫딸을 순산했다. 골프에서 성공을 거뒀고, 딸까지 얻으면서 새 진로를 좀 더 적극적으로 고민했다. 결국 은퇴 이후 행정과 외교 등 자신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

박인비는 든든한 무기가 있다. 바로 유창한 영어 실력이다. 중학생일 때 미국으로 건너갔고, 선수 생활도 주로 미국에서 했다. 네이티브 수준이다. 선수위원 후보 평가위원회는 후보별로 영어 자기소개, 영어 면접, 한국어 면접 순으로 진행했다. 박인비는 IOC의 역사와 활동, 올림픽 정신과 운동 등을 꼼꼼하게 준비했다. 면접부터 경쟁자들을 압도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IOC 선수위원 후보에 뽑혔다.


물론 IOC 선수위원 후보가 당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IOC는 각국에서 추천한 후보자를 심사해 최종 선수 위원 후보를 뽑는다. IOC 선수 위원의 선출은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직접 투표다. 내년 파리 올림픽 투표에서 상위 4명 안에 들어야 IOC 선수위원이 될 수 있다. 박인비는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는 "유승민 현 선수위원님이 선거 때 450㎞를 걷고 체중이 6㎏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500㎞를 걸어서 10㎏ 감량하는 걸 목표로 해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박인비는 IOC 선수위원이 되지 못해도 실망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IOC 선수위원을 하진 않았지만 은퇴 이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자신의 도전을 보고 후배들이 더 큰 꿈을 꾸었으면 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침묵의 암살자’, '골프여제', ‘엄마골퍼’ 박인비의 위대한 발걸음은 이미 시작됐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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