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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 스토리]홍지원의 장점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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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오픈서 메이저 2승째 수확
장타 포기 단타 승부수 ‘인생 역전’
"짧게 치면 볼 잃어버릴 일 없어요"

최고가 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약점을 보완해 좀 더 완벽해지는 스타일이 있다. 아니면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선택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 차 홍지원은 후자를 선택해 정상에 섰다.


세계 골프계는 장타가 대세다. 스코티 셰플러(미국), 욘 람(스페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넬리 코다(미국), 정찬민, 방신실 등 장타자들이 투어를 이끌고 있다. 여자 선수들도 300야드를 넘기는 엄청난 비거리를 뽐내고 있다. 세계 골프 규칙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비거리를 제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두 단체는 시속 127마일(약 204.4km) 스윙 속도로 공을 때렸을 때 비거리가 317야드를 넘지 않도록 3년 안에 규정을 바꿀 계획이다.

홍지원은 장점인 정확성에 더 집중해 최고의 자리에 선 ‘메이저퀸’이다.

홍지원은 장점인 정확성에 더 집중해 최고의 자리에 선 ‘메이저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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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가 키워드인 시점에 나홀로 단타를 외치는 선수가 있다. 홍지원이다. 지난 18일 끝난 ‘내셔널 타이틀’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장타자인 김민별, 마다솜과 연장 2차 승부를 펼친 끝에 우승했다. 2021년 데뷔해 지난해 8월 한화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이후 메이저에서만 2승째다.


홍지원은 대표적인 ‘짤순이’다. 장타 순위에서 바닥권이다. 신인이던 2021년 80위(231.55야드), 지난해에는 91위(229.28야드)에 불과했다. 올해는 순위가 더 떨어져 115위(224.02야드)다. 웬만한 남자 아마추어 골퍼보다도 비거리가 짧다. 이 부문 1위는 ‘라이징 스타’ 방신실이다. 260.65야드를 보낸다. 홍지원과 방신실의 비거리 차이는 36.63야드다. 홍지원이 두 클럽 정도 큰 것을 잡고 친다는 의미다.


홍지원은 짧은 비거리 때문에 주니어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국가대표는커녕 상비군조차 뽑힌 적이 없다. 비거리를 늘리려고 해봤지만 외려 정타에 맞지 않아 포기했다. 그는 "장타 선수가 장타가 무기인 만큼 나는 정확성이 무기"라면서 "볼이 다른 선수 뒤에 있어도 페어웨이에서만 놓여 있다면 더 잘 붙일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홍지원은 페어웨이 안착률이 발군이다. 티 샷이 짧은 대신 정확하게 페어웨이에 안착시킨다. 올해 이 부문 1위(88.00%)다. 페어웨이를 지키니 그린 적중률도 자연스럽게 좋아졌다. 그는 "비거리를 늘릴 생각은 없다"며 "비거리가 더 나면 좋긴 하겠지만 내 비거리를 인정하고 내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고 자신의 성공 비결을 설명했다.


홍지원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제이드팰리스(한화클래식)와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한국여자오픈)은 깊은 러프와 빠른 그린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페어웨이를 놓치면 타수를 까먹는 코스다. 홍지원은 쉬운 코스보다 어려운 골프장을 선호한다. 지난 겨울 드라이버의 정확도를 높이고, 퍼팅 훈련에 올인한 끝에 ‘메이저퀸’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홍지원은 자신의 능력치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미국 무대는 비거리가 모자라 갔다가는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 봐 꺼려진다. 10년 정도 국내에서 뛰다가 일본 무대는 노크해볼 마음이 있다"고 했다. 홍지원은 단타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요즘 팬들은 시원한 장타에 환호하지만 ‘홍지원 표’ 골프도 보면 재미있다. 위험한 곳은 배제하는 ‘홍지원 표’ 골프는 아마추어 골퍼에게 권하고 싶다. 볼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고 웃었다. 정확성에 긍정 마인드를 장착한 홍지원의 신바람 행진이 기대된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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