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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기차, 멕시코 우회수출 안돼" 외치지만…속내 복잡한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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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야디 멕시코 공장 설립
미국 정부 압력에 무산될듯

중국 전기차 업체가 멕시코에 공장을 지으려던 계획이 미국 정부의 압력으로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멕시코가 미국과 무역협정을 맺은 만큼 저율의 관세가 적용되는데, 중국산 전기차가 유입될 수 있는 경로로 본 것이다. 때마침 미국은 중국산 철강에 대해 관세를 3배 높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철강 직접 수입뿐 아니라 이를 활용한 완성품의 ‘우회 수입로’까지 차단하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관련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비야디(BYD)가 멕시코에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한 계획은 잠정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BYD와 멕시코 정부 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인데,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멕시코 측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외신은 미국 내 통상정책을 담당하는 USTR이 멕시코 정부 측에 북미자유무역협정 관할 구역 내 중국 업체를 들이면 안 된다고 압력을 넣은 결과라고 보도했다.


중국 선전의 한 항구에 BYD의 차량운반선이 정박해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중국 선전의 한 항구에 BYD의 차량운반선이 정박해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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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외국 완성차 기업 입장에선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효율적인 통로로 꼽혔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무관세 교역, 값싼 노동력, 잘 갖춰진 부품업체 인프라 등이 강점이다. 중국 BYD도 그런 맥락에서 멕시코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수입을 막기 위해 멕시코 정부를 움직인 것은 이 지역이 미국 수출의 우회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미국·캐나다 등과 함께 자유무역협정(USMCA)을 맺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멕시코에서 생산한 전기차는 미국산과 똑같이 취급받는다.

미국은 국가 차원에서 보조금을 받는 중국 전기차 업체가 멕시코를 통해 관세 혜택을 받아선 안 된다는 논리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관세 등으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틀어막고 있는 상황에서 앞마당 격인 멕시코에 BYD 공장이 들어선다면 무역장벽이 제 효과를 못 내게 된다. 미국 내에선 현행 27.5% 수준인 중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다섯 배 가까이 많은 125%로 높이자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뿐 아니라 최근 들어선 미 의회까지 중국 기업들의 멕시코 진출을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中전기차, 멕시코 우회수출 안돼" 외치지만…속내 복잡한 美 원본보기 아이콘
"中전기차, 멕시코 우회수출 안돼" 외치지만…속내 복잡한 美 원본보기 아이콘


특히 전기차에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더 많은 철강재가 투입된다. 전기차 수입을 막는 것은 철강 수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보다 효과적인 전략인 셈이다.


현재 미국은 중국과의 전기차 교역에서는 흑자를 거두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한 전기차는 3억3200만달러어치다. 반면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전기차는 7억6800만달러어치에 달한다. 미국 입장에서는 흑자 규모가 4억달러를 넘는다.

그럼에도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 차단에 나선 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BYD 주력모델인 중형 세단급 전기차 실(Seal)의 중국 내 판매가격은 17만9800위안(약 3400만원)으로 저렴하다. 중국은 2021년과 2022년 수출을 대폭 늘리며 흑자를 기록한 전례가 있다. 마음만 먹으면 미국 시장을 잠식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다.


중국 전기차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 막힐 경우 전 세계 곳곳으로 중국 전기차 수출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로컬 전기차 업체는 자국 내 왕성한 수요를 밑천 삼아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 내수에서 전기차 침투율은 지난해 30%를 넘어섰고 최근 들어선 절반을 넘나든다. 그간 자국 내 생산분 상당수를 내수로 소비했는데 최근 2~3년간 수출에 부쩍 힘을 주고 있다.


멕시코시티에 출시된 BYD 전기차 돌핀 미니[사진출처: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에 출시된 BYD 전기차 돌핀 미니[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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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도 올해 2월 현지 업체의 해외 진출이나 수출을 장려하는 지원책을 내놨다. BYD는 물론 국영 완성차 기업 둥펑이 이탈리아에, 중국 5대 완성차 회사 가운데 하나로 일찍부터 해외 판매를 해왔던 체리차가 스페인에 전기차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중국 전기차 차단에 나설 경우 우리나라는 일단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중국 전기차가 미국에 진출하지 못하면 한국산이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면서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고 있지만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저가, 보급형 모델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만큼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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