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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韓시장 기습 철수…스트리머 유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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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내년 2월 철수 "망사용료 탓"
스트리머 유치 경쟁 과열…활용 모호
해외서도 관심…아프리카TV 등 수혜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가 6일 스트리밍 방송 채팅에서 사업 철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트위치 캡처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가 6일 스트리밍 방송 채팅에서 사업 철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트위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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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는 다른 국가보다 10배나 높다." 스트리밍 시장의 강자 트위치가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한국 시장 철수를 기습적으로 선언했다. 오랜 둥지를 잃은 스트리머들을 이적시키기 위한 국내외 플랫폼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망 사용료 부담 주장…활용성 모호했을 듯

트위치 코리아는 6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날 "2024년 2월 27일부로 한국 트위치 사업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이후 한국 시청자들은 더 이상 트위치 유료 상품을 구매할 수 없고 스트리머들은 트위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트위치가 공개적으로 밝힌 이유는 망 사용료로 인한 과도한 비용이다. 회사는 "한국에서 운영에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며 "화질과 관련해 P2P 모델을 테스트했고 그 후 최대 화질을 720p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용을 다소 절감할 수 있었으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로 인해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트위치는 2022년부터 한국 내 망 사용료를 공개 비판해왔다. 작년 10월 트위치는 국내 시청 화질의 최대 해상도를 기존 1080p에서 720p로 제한하면서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도 중단했다. 2015년 국내 진출 후 4K 해상도의 초고화질 서비스를 제공하며 급성장한 트위치의 갑작스러운 화질 제한 조치는 스트리머 이탈을 유발했다. 올 초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실적 발표를 겸한 라이브 방송에서 "트위치에서 아프리카TV로 옮겨온 BJ 숫자가 몇십명이 아닌 몇백명 단위"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망 사용료 외에도 스트리머 유치 경쟁 심화, 활용성에 대한 고민 등이 맞물렸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쿠팡의 경우 와우 멤버십 대상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운영하면서 트래픽 비용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토종 업체 아프리카TV를 비롯해 다른 국내외 플랫폼들도 모든 비용을 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트위치 모회사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유치 과정에서 트위치를 활용하는데, 이게 한국 시장에선 활용이 어려워 전략적인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유튜브 라이브·아프리카TV·네이버 등 수혜

트위치의 빈자리를 두고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프리카TV, 팝콘TV, 국내사와 유튜브 라이브, 킥 등 미국계 플랫폼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도 내년 신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CHZZK·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내부 직원 대상 비공개 시험(CBT·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서비스를 개시했다. 오는 19일에는 게임 스트리머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 시험(OTB·오픈 베타 테스트)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향후 풀HD급인 1080P 화질 옵션과 다시보기 기능 등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스트리밍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오름세다. 스트리밍 데이터 전문 분석 기관인 스트림 햇쳇 보고서를 보면 올해 3분기 전세계 게임 스트리밍 시장 시청자는 76억명에 달한다. 역대 최대치였던 2020년 3분기에 육박한다. 트위치는 이 중 53%, 유튜브가 40% 점유율을 차지한다. 나머지 7%를 페이스북, 아프리카TV, 킥 등이 나눠 갖는 구조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트위치 스트리머를 영입하고 유저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한다면 치지직의 사업가치는 1조원을 넘어선다"며 "트위치의 2022년 매출은 2046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해외서도 이슈…'롤 종주국' 한국 위상

해외에서도 트위치의 한국 사업 철수는 논쟁거리다. 한국이 전 세계 1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프로게이머인 ‘페이커’를 보유한 롤 종주국이기 때문이다. 6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게시물에는 3900명이 호불호를 표시했다. 댓글 수도 630여개에 달한다. 한 네티즌은 "한국의 e스포츠 시장은, 특히 한국 롤 시장은 매우 큰데 트위치가 이를 모두 잘라낸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 스트리머들의 행방을 묻는 글도 다수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의 인터넷 규제는 지나치다. 통신사들의 독점으로 인해 과도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트위치 측 주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국내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트위치의 행보로 봤을 때 겉으로만 시늉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사업을 축소하려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며 "업계에선 상당 부분 예견됐던 일인데 (이번 시장 철수가)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선 지켜봐야 할 듯 하다"고 전했다.


시장의 관심은 유명 스트리머들의 행방이다. 트위치도 스트리머들의 이전을 돕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역시 고객 이벤트와 함께 스트리머 플랫폼 이적 이벤트를 고민 중이다. 트위치는 블로그에서 "스트리머들과 커뮤니티에 아프리카TV, 유튜브 등과 같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인지하고 있다"며 "이전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서비스 내 알림 기능을 활용해 타 서비스로 연결되는 링크를 게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댄 클랜시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오전 라이브 채팅에서 네이버 치지직에 대한 질문에 "방송인들에게도 또 다른 옵션이 생길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네이버와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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