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주1회 투여부터 붙이는 약까지…국내 제약사 '비만치료제' 열풍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GLP-1 약품 개발 잇따라

국내 제약사들이 '비만치료제'로 유명세를 얻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주1회 투여부터 붙이는 약까지…국내 제약사 '비만치료제' 열풍
AD
원본보기 아이콘

7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전날 GLP-1 유사체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 개발을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내년 초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의 임상 1상을 시작해 2028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GLP-1 계열 약물은 대부분 주사제 형태로 개발돼 환자가 투여에 불편함을 겪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만 붙이면 되는 패치형 제형으로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대원제약은 이보다 앞선 지난 8월 라파스와 협력해 개발 중인 패치형 비만치료제 'DW-1022'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제출을 완료했다. 두 회사의 비만치료제 모두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계열 패치형 치료제로 개발될 예정이다.

제약사들이 잇따라 개발에 뛰어드는 GLP-1 계열 치료제는 처음에는 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원래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서 당뇨 환자의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내기 위해 개발됐지만, 연구를 통해 식욕 억제와 체중 감소에도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비만치료제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GLP-1은 음식을 먹거나 혈당이 올라갈 때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을 뜻한다.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들은 GLP-1의 유사체를 활용한다. 유사체는 GLP-1의 반감기를 늘리는데, 이를 통해 식욕을 억제하는 동시에 위장관의 연동운동을 늦춰 음식물이 장내에 오래 머물도록 한다. 음식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환자의 포만감 역시 지속된다. GLP-1은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뇌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와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등이 대표적인 GLP-1 비만치료제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삭센다만이 유일하게 판매 중이고,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국내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도 비만약 출시에 한 걸음 다가선 곳이 있다. 한미약품은 일주일에 1회 투여하는 한국인 맞춤형 GLP-1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개발명 HM11260C)'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지난달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에페글레나타이드 역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만 접종하면 된다. 현재 글로벌 시판 중인 비만치료제 중 삭센다는 1일 1회 투여,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1주 1회 투여 방식이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GLP-1 비만치료제'로 신속하게 상용화한다는 방침인데, 3년 내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 같은 GLP-1 비만치료제 개발 열풍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시판 중인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치료제가 전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영향이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는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수량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고, 같은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까지 국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이 비만치료제 개발과 출시에 성공한다면 이 같은 수급 불균형 상황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바이오의약품 전용 공장인 '평택 스마트플랜트'에서 생산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수입 제품과 달리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고 보다 경제적인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도 노보노디스크를 필두로 비만치료제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28억크로네(약 4조3300억원)에서 올해는 533억크로네(약 10조1200억원)로 1년 새 두 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이끌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587억3100만크로네(약 11조1618억원)로 집계됐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엔비디아 테스트' 실패설에 즉각 대응한 삼성전자(종합) 기준금리 11연속 동결…이창용 "인하시점 불확실성 더 커져"(종합2보) 韓, AI 안전연구소 연내 출범…정부·민간·학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국내이슈

  • 비트코인 이어 이더리움도…美증권위, 현물 ETF 승인 '금리인하 지연' 시사한 FOMC 회의록…"일부는 인상 거론"(종합) "출근길에 수시로 주물럭…모르고 만졌다가 기침서 피 나와" 中 장난감 유해 물질 논란

    #해외이슈

  • [포토] 고개 숙이는 가수 김호중 [아경포토] 이용객 가장 많은 서울 지하철역은? [포토] '단오, 단 하나가 되다'

    #포토PICK

  • 기아 사장"'모두를 위한 전기차' 첫발 떼…전동화 전환, 그대로 간다" KG모빌리티, 전기·LPG 등 택시 모델 3종 출시 "앱으로 원격제어"…2025년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美 반대에도…‘글로벌 부유세’ 논의 급물살 [뉴스속 용어]서울 시내에 속속 설치되는 'DTM' [뉴스속 용어]"가짜뉴스 막아라"…'AI 워터마크'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