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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더 문' 극장서 즐기는 우주여행…신파는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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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문' 리뷰

286억 투입 VFX 기술로 구현한 달
도경수 연기 돋보이지만…부실한 서사

'더 문' 스틸[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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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문'(감독 김용화)은 2029년 다큐멘터리로 시작한다. 이를 통해 배경과 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국내 기술로 완성된 유인탐사선 우리호는 달 탐사에 나선다. 여기에 3명의 대원이 탑승자로 선정된다. 언론도 주목한다.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우리호는 달로 향한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우주, 세 대원은 우리호에 몸을 싣고 달로 향한다. 갑자기 우리호에 문제가 생긴다. 태양 흑점 폭발로 태양풍이 우리호를 덮치고 수리하던 두 대원은 목숨을 잃는다. UDT 출신 황선우(도경수 분) 대원만 살아남고, 홀로 광활한 우주에 고립된다.

이를 바라보던 우주센터에서는 5년 전, 나래호의 악몽이 떠오른다. 당시 공중 폭발로 부서진 우주선 나래호의 아픔이 재현될까 봐 모두가 가슴을 졸인다.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산에서 지내던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 분)이 소환된다. 황선우를 구하기 위해 모두가 총력을 다한다.


김재국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유인 달 궤도선 디렉터이자 전 부인인 윤문영(김희애 분)에게 도움을 청한다. 문영은 도와달라는 재국의 말에 불편함을 내비친다. 둘의 이야기는 길게 그려지지 않는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문영은 돌연 재국을 돕고, 황선우 대원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더 문' 스틸[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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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덱스터 스튜디오를 세운 김용화 감독이 쌍천만 시리즈 '신과 함께'(2017~2018) 이후 선보이는 차기작이다. 그의 장기는 영화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VFX(시각 특수효과)로 구현한 달은 훌륭하다. 우주의 비주얼이 경이롭게 펼쳐지는데, 이는 아이맥스(IMAX) 상영관에서 보면 더 실감 난다.

황선우 대원이 달 표면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극장은 곧 우주가 된다. 영화를 보는 관객도 함께 달에 와 있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이는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업계에서는 달과 우주 소재 영화·드라마가 여러 편 기획됐다.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았다. 유명 감독과 프러덕션이 만진 작품들이었지만, 제작으로 연결된 건 '더 문'이 처음이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더 문'은 그러한 기대에 기술적으로 부합한다. 우주와 달을 구현한 비주얼은 여느 할리우드 영화 못지 않다. 달에 발을 딛고 월면차를 타고 표면을 달리는 장면에서는 감탄이 나온다. 286억원을 쏟아부었지만, 10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하는 할리우드와 견주면 놀라운 성과다. 가히 할리우드에서 손짓하는 기술력답다.


국내 영화 기술력의 진일보를 드러냈지만, 스토리 면에서는 후퇴다. 배경은 2029년 근미래지만, 우주에 있는 대원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장면은 이미 할리우드에서 20년 전에 차용되던 설정이다. 이 낡은 설정을 한국적 정서로 표현하면서 신파로 흐른다.


서사는 빈약하다. 초반 10분만 봐도 신파로 느낄 법한 설정이 나오는데, 이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 김용화 감독은 "용서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더 문' 스틸[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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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등장인물의 톤은 영웅물처럼 설정됐다. 말투는 비장하고, 몸짓은 절도 있다. 웅장한 음악이 흐르며 선의를 향해 내달리는 사람들이 배치되고, 우주센터 사람들은 "위치로" "넵"을 외치며 움직인다.


홍승희가 연기한 천문대 관측팀 인턴 한별은 맥없이 그려진다. 한별은 등장 이유를 설득하지 못하는 캐릭터에 그친다. 비장한 우주센터 사람들과 달리 홀로 나부낀다. 도경수는 제 몫을 다한다. 쉽지 않은 연기였을 터,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선을 매끄럽게 연결한다. 러닝타임 129분. 12세 이상 관람가. 8월2일 개봉.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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