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장비도 물 건넌다
배터리사, 해외 투자에도 국익 도움

장비 국산화 비율 90% 안팎
배터리3사, 설비투자 앞으로도 100兆
이중 30~40% 이상 장비 투자

NCM배터리 시장 선점 효과
튼튼해진 장비 생태계
해외 배터리도 "韓 장비 사겠다"

배터리 기업, 설비투자 100조…30조는 韓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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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생산라인에 있는 장비요? 다 국산인데요."


요즘 한창 해외 공장 건설로 정신이 없는 국내 배터리 업체 관계자들에게 현지 공장의 장비 국산화율을 물어보면 대부분 국산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국산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해외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면 한국 장비가 해외로 나간다. 배터리도 팔고, 장비도 수출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반면 수십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 역할을 한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30% 이하다. 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땐 장비를 네델란드, 일본, 미국에서 사와야 한다. 반도체 해외 생산라인보다는 배터리 해외 공장이 한국경제에 더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배터리업계의 힘은 ‘소부장 생태계’다. 소재·부품·장비 중에서 가장 관심도가 떨어졌던 장비의 국산화 비율은 90%안팎이다. ‘K 배터리’와 함께 장비업계도 바다를 건넌다.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close 증권정보 373220 KOSPI 현재가 472,000 전일대비 8,000 등락률 +1.72% 거래량 431,570 전일가 464,00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같은 기회를 더 크게? 최대 4배 주식자금을 연 5%대 금리로 부담 없이 코스피, 사상 최고치 6600 돌파…코스닥도 상승세 코스피 6600 가나…코스닥도 상승세 ·SK온· 삼성SDI 삼성SDI close 증권정보 006400 KOSPI 현재가 680,000 전일대비 45,000 등락률 +7.09% 거래량 1,454,459 전일가 635,00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삼성SDI, 영업손실 폭 크게 줄어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 [굿모닝 증시]코스피 숨고르기 전망…실적 영향 개별 종목 장세 코스피 6600 가나…코스닥도 상승세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2027년까지 짓는 공장에 들어갈 설비투자(CAPEX) 규모만 100조원에 가깝다. 이 중 장비에 투입될 돈이 40조원 가량이다. 우리 장비 기업들의 ‘수주 먹거리’는 더욱 넘쳐날 것이다.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외국 기업들도 한국 장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배터리 3사가 일찍부터 시장을 선점해 소부장 생태계를 키워온 것이 이제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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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설비투자 앞으로 100兆…장비에만 30兆 이상

국내 배터리 3사가 2027년까지 짓기로 한 글로벌 공장 규모는 연산 1109.3GWh(기가와트시)다. 현재 가동 중인 공장을 제외하고 2027년까지 추가로 짓는 공장 규모만 757.3GWh에 이른다. 1GWh당 설비투자가 평균 1300억원 들어간다고 봤을때 설비투자 총액은 98조4490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한다. 설비투자 중에서 30~40% 이상이 장비 구매에 들어간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29조5300억~39조3800억원 규모다. 설비투자액 내 장비 투자 비중은 공장 규모가 크면 클수록 높아진다. 건설 비용은 규모의 경제로 인해 대규모일수록 보다 저렴해지는 데 비해 장비 비용은 규모가 커질수록 비례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30GWh 이상의 대규모 공장을 다수 짓고 있는 미국의 경우 중국이나 헝가리, 폴란드보다 장비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장비 대부분은 국산이다. SK온의 경우 신규 배터리 공장의 국산화율이 95% 이상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7월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대회’에서 최근 3년(2018~2020년)간 장비의 국산화 비율이 87% 수준이라고 했다. 삼성SDI는 장비 국산화율 95%라고 밝혔다. 2025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된 북미를 중심으로 장비 발주가 본격화하면서 양극재 등 핵심 소재뿐만 아니라 장비업계에도 훈풍이 분다.


국산 배터리 장비, 왜 자립도 높나

또다른 첨단산업인 반도체의 상황은 다르다. 국산화율이 20% 수준에 그친다. 반도체장비 국산화율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 공급된 장비 중 국내기업이 국내에서 생산한 비율을 가리킨다. 국내 장비 수입 중 77.5%는 미국·일본·네덜란드 등 3국에 의존하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미국), ASML(네덜란드), 램리서치(미국), 도쿄일렉트론(일본), KLA(미국) 등 ‘세계 5대 반도체장비 기업’의 국내 매출액은 203억달러(약 25조 9637억원)로 점유율이 81.3%에 달했다(한국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자료).


배터리 장비의 높은 국산화 비율은 국내 배터리 3사가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세를 이루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일본에서 태동했지만 대규모 양산을 먼저 시작한 것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다. 1990년대부터 노트북·휴대전화 등에 들어가는 소형전지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장비 생태계도 튼실해졌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등 지근거리에 지속적인 수요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서는 더욱 규모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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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 수주 따내는 장비 기업들

대규모 공급을 통해 기술력을 키운 배터리 장비사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진출하고 있다. NCM(니켈·코발트·망간)으로 대표되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양산하는 해외 공장에 대규모 장비를 납품한 이력을 가진 업체를 한국 밖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일부 중국기업들이 해외 공장 납품 경험이 있다. 하지만 미국과 서구 국가들은 중국기업들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추세다. 이런 ‘중국 따돌리기’ 기조로 인해 국내 장비기업들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33개 중국 업체를 포함한 수출통제 기업 목록 UVL(미검증 리스트)를 발표했는데, 이 목록에는 CATL의 조립 공정 장비 공급사인 하이무싱 등이 올랐다.


국내 배터리 장비 기업들은 한국 배터리 3사 뿐만 아니라 유럽·미국 등 해외 배터리셀 제조사들에게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26년 이후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걸고 있는 유럽기업들의 장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추가적인 수주 가능성이 높다. 하나기술 하나기술 close 증권정보 299030 KOSDAQ 현재가 33,250 전일대비 50 등락률 -0.15% 거래량 99,094 전일가 33,30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클릭 e종목]"하나기술, 2026년 실적 턴어라운드 가시화" 하나기술, 3분기 영업이익 43억원 '흑자 전환' 코스피200지수에 에이피알·효성중공업 등 편입, 영풍 등 5개 종목 편출 , 에스에프에이 에스에프에이 close 증권정보 056190 KOSDAQ 현재가 32,050 전일대비 350 등락률 -1.08% 거래량 105,566 전일가 32,40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넥스트레이드 본격 출범, 막 오른 '복수 주식시장 시대' [클릭 e종목]"코리아 밸류업 지수 3가지 시사점…한진칼 등 수급기대" 국민연금이 선정한 가치형 운용사들‥어떤 종목 매수했나 , 탑머티리얼 탑머티리얼 close 증권정보 360070 KOSDAQ 현재가 20,700 전일대비 250 등락률 -1.19% 거래량 26,020 전일가 20,95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200지수에 에이피알·효성중공업 등 편입, 영풍 등 5개 종목 편출 코스피, 외국인 '팔자'에 2360선 붕괴… 코스닥도 하락 [e공시 눈에 띄네] 코스닥- 18일 등이 제각기 장비 컨소시엄을 꾸려 노스볼트·엔비전AESC·프레이어·ACC 등에 국산 배터리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너도나도 배터리 양산에 나서면서 기술력과 대규모 수주 실적을 갖춘 한국 장비 기업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판을 좌우하는 네덜란드 ASML같은 장비 기업이 한국에서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다만 배터리 장비 기술은 비용 절감 등 분야에서 보다 고도화할 필요는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배터리 장비 시장은 올해 7조6319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31% 이상 성장해 2030년 39조691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시장조사전문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 자료).


배터리판 ASML 나올까…공정별 韓 배터리 장비 기업은

배터리 공정은 전극→조립→ 활성화(화성)→검사 공정으로 크게 4단계로 나눠진다. 우리 장비 기업들은 섞고 누르고 자르고 숙성시키는, 배터리 세부 공정 하나하나에 맞는 장비를 개발했다.


우선, 전극(극판) 공정은 배터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제조 공정이다. 성능과 제조 효율을 높이는 공정 장비가 필요하다. 제품 종류와 폼팩터(외형별 분류)에 따라 계량된 활물질(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활성 물질)과 도전재(전자의 이동을 촉진시키는 물질), 바인더(소재 결합·도포를 돕는 물질) 등을 섞는 믹싱 공정이 첫번째다. 믹싱 공정에는 티에스아이 티에스아이 close 증권정보 277880 KOSDAQ 현재가 5,630 전일대비 70 등락률 -1.23% 거래량 118,741 전일가 5,70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클릭 e종목]"티에스아이, 고객사 내 점유율 확대 기대" [특징주]티에스아이, 수익성 확보 대규모 수주에 12% 급등 [클릭 e종목]“티에스아이, 믹싱장비 본격 성장, 실적 업사이드” , 윤성에프앤씨 윤성에프앤씨 close 증권정보 372170 KOSDAQ 현재가 36,400 전일대비 1,000 등락률 +2.82% 거래량 44,631 전일가 35,40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윤성에프앤씨 "대웅바이오 믹싱공급 설비 수주" 금양·코스모화학, 코스피200 편입 , 제일엠앤에스와 같은 기업들의 장비가 들어간다. 이후 구리박과 알루미늄박을 전극에 얇게 코팅하고 건조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코팅 공정이라고 한다. 코팅장비를 한화 한화 close 증권정보 000880 KOSPI 현재가 129,100 전일대비 2,700 등락률 -2.05% 거래량 148,611 전일가 131,80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한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참여…초과청약으로 8439억원 납입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비공개 결혼…한화家 3세 모두 화촉 로봇이 볼트 조이고 배달하고…건설현장·아파트생활에 AI 바람 모멘텀· 씨아이에스 씨아이에스 close 증권정보 222080 KOSDAQ 현재가 18,200 전일대비 1,070 등락률 +6.25% 거래량 28,536,120 전일가 17,13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자금만 충분하면 더 담을 수 있었는데...투자금 부족으로 고민 중이었다면 4배 투자금으로 기회 살려볼까? 개별 종목은 물론 ETF도 매입 가능 같은 종목인데 수익이 다른 이유? 4배 투자금을 연 5%대 합리적 금리로 · 피엔티 피엔티 close 증권정보 137400 KOSDAQ 현재가 58,000 전일대비 400 등락률 -0.68% 거래량 250,424 전일가 58,40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아직 못 샀는데 벌써 다 올랐네" 빠르게 반등한 코스피…"변수 남았다" 코스피, 2610선 '안착'…5거래일 연속 상승 [보죠, 배터리]"제2의 에코프로 찾아라" 전고체 시대의 밸류체인 등의 업체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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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전극은 두개의 커다란 롤 사이로 통과해 납작하게 만든다. 입자 사이의 불필요한 공간을 없애며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다. 롤프레싱 공정에는 씨아이에스, 피엔티의 장비가 들어간다. 납작해진 전극을 각 사이즈에 따라 가로로 자른 후(슬리팅) 다시 세로 방향으로 잘라주면(노칭) 전극 공정이 완료된다.


이렇게 완성된 전극은 파우치·각형·원통형 등 폼팩터에 따라 조립 공정을 거친다. 양극·음극·분리막을 층층이 쌓거나(스태킹) 접거나(폴딩) 감아서(와인딩) 파우치나 알루미늄 캔에 넣은 후 전해액을 주입한다. 이 공정을 거치면 배터리 형태는 완성된다. 톱텍·원익피앤이·하나기술 등이 조립 공정 장비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전지 특성을 심는 것이 활성화 공정이다. 이 공정에서는 배터리를 충·방전하고 ‘숙성(에이징)’시켜 활성화한다. 에이징은 정해진 온도, 습도에서 일정 시간동안 보관해 배터리 내부에 전해액을 충분히 분산시켜 이온 이동의 최적화 상태를 만드는 공정이다. 원익피앤이 원익피앤이 close 증권정보 217820 KOSDAQ 현재가 3,910 전일대비 70 등락률 +1.82% 거래량 484,066 전일가 3,84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원익피앤이, 지난해 영업이익 28.9억…26.7% 감소 [e공시 눈에 띄네] 코스닥-24일 [e 공시 눈에 띄네]코스닥-23일 , 에이프로 에이프로 close 증권정보 262260 KOSDAQ 현재가 8,450 전일대비 950 등락률 -10.11% 거래량 233,587 전일가 9,40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특징주]에이프로, LG엔솔-벤츠 수조 규모 배터리 수주…4680 활성화 공정장비공급↑ 국회 차원 '이차전지 포럼' 발족…여야, 입법·정책 제안 한목소리 [특징주]'370억대 공급계약' 에이프로, 3.25%↑ , 삼지전자 삼지전자 close 증권정보 037460 KOSDAQ 현재가 33,700 전일대비 250 등락률 -0.74% 거래량 160,908 전일가 33,95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특징주]삼지전자, 150억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소식에 신고가 삼지전자, 박두진·이태훈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 삼지전자, 지난해 영업익 931억원…전년比 94% ↑ 등의 장비를 사용한다. 이후 검사장비를 통해 셀의 불량을 점검하고 포장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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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공정별 장비 투자 비중은 대개 전극공정(30%), 조립공정(17%), 활성화공정(29%), 검사·자동화 공정(24%)으로 이뤄진다. 매출액 기준(2022년)으로 보면 에스에프에이(이차전지 부문·5429억원), 원익피앤이(2888억원), 필에너지 필에너지 close 증권정보 378340 KOSDAQ 현재가 20,600 전일대비 750 등락률 -3.51% 거래량 284,079 전일가 21,350 2026.04.28 15:30 기준 관련기사 필에너지, 인터배터리서 美팩토리얼 CEO 방문…전고체 배터리 양산화 협업 강화 필에너지, 美전고체 배터리 업체 '팩토리얼' 투자…차세대 모빌리티·국방·로봇 시장 공략 [특징주]필에너지, 각형 배터리 채택 가속 기대감…"3000억 이상 수주 기대" (1897억원), 씨아이에스(1572억원) 등의 기업이 배터리 장비 기업 순위에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배터리 기업들의 장비 발주는 공장 준공 시점보다 1년~1년 반 가량 앞서 시작된다. 2025년 준공되는 다수의 미국 공장에 공급될 배터리 장비 발주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이 다가왔다는 평가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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