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지혜는 심오하여 제자들은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한편 붓다에게는 다양한 방편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능력이 있어 그 방편을 통해 중생들을 교화해 왔습니다. 이처럼 '방편품'의 첫 부분에는 붓다의 지혜와 그것을 드러내는 방편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전반부의 중요한 주제입니다.
여기서 방편이란 산스크리트어 '우빠야(up?ya)'를 번역한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방편이라는 말을 생계의 방편, 임시방편 등과 같이 주로 수단의 의미로 사용하지만, '우빠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뜻과 더불어,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의 의미가 있습니다.
방편을 단순히 수단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과정으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편을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만 보면, 그것은 목적을 달성하면 버려야 하는 것이고, 그러면 삶이 꽤 삭막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방편을 과정이라고 보면, 현재의 나는 내가 살아온 과정의 연속이며, 따라서 하루하루가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법화경>에서 말하는 방편은 두 가지 의미가 다 있지만, 수단의 의미 못지않게 과정 역시 소중하다고 말하는 것이 그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경전은 붓다의 경지를 "오직 붓다만이 제법실상을 알 수 있다"라는 표현으로 설명합니다. 제법실상에 대해서는 앞에서 설명했는데, 모든 현상은 의존하여 발생하는 고유의 연기적 과정과 궁극적으로 평등한 측면을 동시에 모두 갖추고 있음을 말합니다. 제법이 그대로 진리의 현현이며, 붓다만이 이 모든 것을 치우침 없이 있는 그대로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영수, <인문학 독자를 위한 법화경>, 불광출판사, 1만6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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