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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EV 화재 “구체적 원인 특정 어려워”…전문가 “가혹한 배터리 운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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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곳곳에 '발생 가능성 확인'·'추정'
전문가 "원인 잘못 짚었으며 결론도 이상해"
탭리드 접힘 아니더라도 리튬 부산물 생기거나
가혹 조건이면 정상 배터리서도 나와
"주행거리 늘리기 위해 배터리 운용↑ 원인"

4년 전부터 발생한 코나 전기차(EV) 화재 원인을 조사한 결과보고서가 나왔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결국 밝혀지지 않았다. 충·방전 과정에서 무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한 배터리 시스템의 문제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코나 EV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셀 내부단락(합선)을 지목했다. 연구원은 우선 국내서 화재가 발생한 코나 EV 차량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화재 발생 당시 조건(배터리 잔존용량 90% 이상, 충전 직후 4시간 이내 화재 발생 등)을 확인했다.

1세대 코나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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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셀 내 양극탭리드 합선을 방지하기 위해 절연 코팅을 적용한 후 불량률과 화재 발생이 급격히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또 회수한 배터리를 분석해보니 음극탭리드에 의한 리튬 부산물이 생성되고 이 때문에 합선이 일어났다며 “화재 발생 가능성이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결과보고서 갈무리]

[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결과보고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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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제작상 발생할 수 있는 불량 유형 등을 재현한 셀을 가지고 화재 재현시험을 실시했다. 실제 화재 사례와 내·외부 발화 패턴을 비교해 “(배터리) 셀 내부단락에 의한 화재 발생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재차 판단했다.

하지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화재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화재 발생 가능성 확인’, ‘추정’ 등의 단어를 반복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내부단락은 다양한 원인이 존재할 수 있어 화재 발생의 구체적인 원인은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답변했다.

[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결과보고서 갈무리]

[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결과보고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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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의견은 비판적이다. 원인을 잘못짚거나, 화재와 관련 없는 것을 원인인 것처럼 결론 내렸다는 것이다. 국내 1세대 배터리 전문가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셀에서도 가혹한 배터리 사용으로 리튬 부산물이 각 탭리드나 모서리쪽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물로 인해 양극탭리드에서 내부단락이 발생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음극탭리드와 양극탭리드 사이 거리는 상당히 멀다”며 “부산물이 이동하려면 매질(매개체)이 필요하지만 이 또한 없는 상태다. 마치 부산물이 양극탭리드로 옮겨가 화재가 일어났으며 절연 코팅으로 막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결과보고서 갈무리]

[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결과보고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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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화재 원인을 배터리 셀 불량이 아닌 배터리 시스템 설계를 꼽았다.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는 안전을 위해 용량의 약 8~12%를 실제 운용하지 않고 남겨둔다. 추가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통해 배터리 충전율도 제한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이를 ‘안전 마진’이라고 한다. 안전 마진을 줄이면 주행 거리가 늘어날 수 있지만 그만큼 배터리 불안정성은 커진다.


만약 안전 마진을 크게 뒀다면 배터리 셀 불량 문제를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 마진을 적게 두면 차량 운행 중 만들어진 불량이 유력하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화재가 발생한 코나 EV의 배터리 운용 범위는 97~98%인 것으로 과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즉,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 가혹한 조건으로 배터리가 운용돼 셀에 손상이 가고 합선 및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배터리 팩은 배터리 셀을 수 백개 이상 직병렬로 연결해서 만들기 때문에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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