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재고 평가 손실 여파로 2분기 적자전환했다. 경기 침체로 재고 안정화가 지연되면서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마이크론은 28일(현지시간) 실적 공시를 통해 2023 회계연도 2분기(2022년12월∼2023년2월) 매출액이 36억9000만달러(약 4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37억1000만달러)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순손실은 23억달러(약 3조원)로 22억6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낸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주당 순손실은 1.91달러로, 역시 시장 예상치(67센트 적자)보다 적자폭이 컸다.
미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마이크론의 적자 전환은 14억3000만달러 규모의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은 3분기(올 3∼5월)에도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60% 감소한 35억∼39억달러(약 4조5500억∼5조6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공급과잉 지속으로 2001년 이후 가장 가파른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마이크론은 또 이번 회계연도(작년 9월∼올해 8월)에 시설투자 규모 70억 달러(약 9조1000억원)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기존에 발표한 투자 금액 범위의 하단에 해당한다.
또 올해 감원 규모를 애초 전체 직원의 10%에서 15%로 늘리기로 했다. 미국 웨드부시 증권의 맷 브라이슨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시설투자 축소가 향후 실적 개선 시기를 앞당기고 회복 폭을 키울 것이어서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재고가 점점 줄고 있고 수급 상황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장기 전망에 낙관론을 펼쳤다. 또 반도체 산업이 2025년에 시장 규모 면에서 기록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래가 곧 인공지능(AI)과 같고, AI의 미래는 반도체의 미래와 같으며, 마이크론은 기술과 제품 로드맵 측면에서 커지는 기회에 대응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도 생성형 AI의 확산이 컴퓨터 저장수요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CBO)는 통상적인 AI 서버는 일반 서버와 비교해 8배의 D램과 3배의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다나 CBO는 단기적으로는 업황이 어렵지만, 예정대로 아이다호주와 뉴욕주에 새 공장들을 올해와 내년에 각각 착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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