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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풍으로 제압" 中무림고수들, 격투기 선수에 굴욕…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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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무술협회 "가짜 고수들이 이미지 훼손"
셀프 '사범' 지칭, 허가되지 않은 대결 제재

태극권, 소림권, 영춘권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무술'의 나라다. 한때 홍콩 무술 영화와 무협 소설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이런 중국 무술이 글로벌 청중의 관심을 사로잡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와 공인 무술 기관은 약 3년 전부터 '권법사'를 자처하는 무술 고수(?)를 단속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탄생한 뒤 자칭 무술 사범들이 난립한 탓이다. 혈도를 짚어 적을 제압하거나 장풍을 날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수백년 역사의 중국 무술을 훼손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SNS 이용해 판치던 '가짜 중국 무술 사범'
중국 격투기 선수 쉬샤오둥(오른쪽)에게 무참히 패배한 중국 무술가 / 사진=연합뉴스

중국 격투기 선수 쉬샤오둥(오른쪽)에게 무참히 패배한 중국 무술가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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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가짜 무술 고수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는 2020년 6월 처음 발표됐다. 중국의 공인 무술 기관 '중국무술협회'는 무술의 효능을 과장해 일반인에게 홍보하는 일명 '쿵푸 마스터'를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당시 "지난 수년간 일부 무술 수련자는 금전적 이득, 혹은 개인의 명예를 위해 허황된 주장을 일삼았다"라며 "우리는 중국 내 무술 문화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자칭 쿵푸 마스터들은 SNS 등을 통해 '가짜 무술 시범'을 보이며 홍보를 일삼았다. 도복을 입은 노인이 손가락으로 건장한 남성의 몸을 찔러 제압하는가 하면, 주먹질 한 번으로 단단한 수박 내부를 터뜨리는 영상이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이런 영상에 열광했지만, 일각에서는 권법의 실존 여부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격투기 선수 도발에 무참히 깨진 자칭 무술 고수들
소림사의 실제 무술 시연.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소림사의 실제 무술 시연.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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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된 무술에 대한 회의감이 극에 달한 가운데, 직접 무술인에게 도전을 거는 이들까지 나타났다. 일명 '무림 고수 헌터'라고 불리는 이종 격투기 선수 쉬샤오둥(40)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2017년부터 웨이보(중국판 SNS)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 무술은 가짜", "시대에 뒤떨어졌고 실전 가치도 없는 사기" 등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쿵푸 마스터들을 도발했다.


도발에 넘어간 자칭 태극권 고수 웨이레이가 쉬샤오둥과 중국 쓰촨성 한 체육관에서 공개적으로 격투를 벌였고, 단 20초 만에 패배하며 중국 누리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로도 수많은 자칭 무술 고수가 쉬샤오둥에게 도전했지만, 전부 무참히 패하고 말았다.


칼 빼든 협회…"전통 무술 이미지 훼손됐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협회가 직접 칼을 빼든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가짜 무술인에 대한 단속과 함께 중국 무술 훈련자가 자신을 '사범'으로 칭하거나, 허가받지 않은 대결에 나서는 것 또한 제재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가짜 유파를 창시하고 자신을 그 유파의 수장으로 추대하는 행위, 가짜로 합을 맞춘 대련을 보여주고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 등이 있다. SCMP에 따르면 협회는 이런 행위를 "전통 중국 무술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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