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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부의 승계]벽산그룹 3세 김성식의 ‘하츠’로 향하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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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그룹 ②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벽산→하츠’ 지배구조
계열사 중 유일한 B2C, 수익성 높은 알짜기업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벽산그룹의 실세는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의 장남 김성식 벽산 대표(사진)다. 벽산 최대주주였던 김 회장은 2020년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에 지분을 대거 이동시키며 그룹 경영에서 발을 뺐다. 재계에선 김 회장이 김 대표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회장은 2020년 3월27일 벽산 지분 603만5840주를 담보권실행을 사유로 처분했다. 해당 주식 가운데 430만1357주는 같은 날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가 넘겨받았다. 이어 같은 해 5월22일 계열사 하츠(HAATZ)가 벽산 주식 122만주를 장내매도했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는 이 주식도 장내매수로 확보했다.

이처럼 그룹의 무게추는 점차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로 기울어졌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의 주요 주주는 김 대표와 차남 김찬식 벽산 부사장 형제, 그리고 김 대표의 세 자녀인 주리·태인·태현씨 등 벽산가 3·4세 5명이다. 벽산 오너 일가의 100% 개인회사다.


벽산그룹에선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만큼 중요한 회사가 또 있다. 바로 국내 1위 레인지후드 업체 ‘하츠’다. 벽산의 종속기업이자 그룹 내 유일한 코스닥 상장사다. 하츠는 1988년 한강상사라는 이름의 주방가전 제조 업체로 출발했다. 한강상사는 2001년에 사명을 하츠로 바꾸고 2년 후 코스닥 문턱을 넘었다. 이후 2008년 벽산그룹에 매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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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은 아파트 건축 이후 주방에 설치·공급되는 하츠의 가전제품 사업이 기존 벽산의 건축자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초기 하츠 창업자의 지분 31.29%를 인수한 데 이어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46.33%를 유지하고 있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벽산→하츠'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인 셈이다.


김 대표는 벽산과 하츠의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벽산그룹 내 9개 기업 중 핵심 기업으로 손꼽히는 곳을 총괄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하츠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그룹의 주력 사업이 건자재 등 기업 간 거래(B2B)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김 대표는 하츠를 통해 최근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사업영역을 확장 중이다.

김 대표는 초반에는 유세종 전 벽산건설 부회장과 함께 하츠의 각자대표이사를 맡다가 2009년부터는 단독 대표체제로 바꿨다. 김 대표는 하츠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벽산그룹 계열사 중 가장 많은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벽산그룹의 사업 부문은 크게 건자재(벽산), 도료(벽산페인트), 주방기기 및 환기(하츠)로 나뉜다. 최근 벽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벽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2586억원, 당기순이익 84억원을 기록했다. 벽산페인트는 매출 347억원, 당기순손실 23억원을 냈다. 하츠는 매출 1027억원, 당기순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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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과 수익성을 따져보면 그룹 내 기여도는 벽산, 하츠, 벽산페인트 순이다. 다올유알, 아이버티 등 기타 계열사들은 매출이 미미하거나 적자가 나고 있어 하츠의 존재감이 더욱 돋보인다. 그동안 벽산이 외형을 확장할 수 있었던 건 하츠가 성장한 덕이다. 하츠 실적이 벽산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


최근 실적 추이를 보면 하츠는 2018년 1035억원, 2019년 1123억원, 2020년 1250억원, 2021년 1371억원 등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27억원, 47억원, 101억원, 123억원으로 우상향했다. 외형이 커지는 동시에 수익성이 탄탄해졌다.


하츠의 출자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츠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하츠는 2021년 9월 '프라이머사제 프로젝트펀드1호(2억5000만원)', 같은 해 10월 'Primer Sazze FundⅡ(10억6800만원)', 2022년 4월 '임팩트스퀘어 사회적기업 디딤돌2호(1억2500만원)' 등 투자를 단행했다. 벤처캐피탈(VC)과 액셀러레이터(AC)가 조성한 펀드다. 간접투자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가 하츠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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