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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원전 생태계, 불황 견딘 보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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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지난 19일 경남 창원의 원전 부품기업 삼홍기계에는 굉음이 가득했다. 원전 부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철재를 자르고 붙이는 소리에 귀에 입을 갖다 대야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용접 연기까지 가득했지만 김홍범 대표를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은 연신 웃어보였다.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희망"이라는 것이 그들이 ‘원전 불황’을 버티며 배운 긍정이었다.


이 회사는 2021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직원 급여 15%를 삭감해야 했다.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급여 100%를 자진 반납했다는 생산부장 주성만씨는 "직원들이 ‘돈이 안된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면, 보통 배달 라이더나 자영업자가 된다"며 "이들이 원전과 상관없는 일에 종사하면 결국 (원전 산업은)숙련 기술자·직원을 잃는다"라고 말했다. 주 부장이 급여를 모두 반납한 것은 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직접 만난 원전 협력사 관계자들은 에너지원과 미래산업으로서 원전의 책임을 강조했다. 김홍범 대표는 "에너지 위기를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나 4세대 원전 개발이 에너지 안보·위기 시대의 미래 세대에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희망도 품고 있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 중 수입액 비중은 93%. 국가 전체 수입액의 14%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지난해엔 이 숫자가 더 커졌을 것이다. 올겨울 난방비로 우리는 에너지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원전이 없다면 난방비, 전기료 등이 치솟는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한국 경쟁력은 떨어진다.


우리나라는 과거 적극적으로 원자력 기술을 개발해 에너지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원자로에 들어가는 볼트, 너트부터 증기발생기까지 제작할 수 있는 원전 생태계를 아직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30조원짜리 체코 원전 프로젝트, 40조원에 달하는 폴란드 신규 원전 건설과 12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사업 등이 예정돼 있다. 민관의 역량을 서둘러 결집해 ‘원전 원팀’으로서 뛰어야 한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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