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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거품vs혁신]①카카오뱅크發 인뱅 가치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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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장사 치중에 '메기효과' 퇴색
초기 고평가가 오히려 부담
조급해져 혁신 발목 붙잡아

[인뱅, 거품vs혁신]①카카오뱅크發 인뱅 가치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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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부애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혁신을 내걸며 출범한 지 5년이 지난 현재 여전히 이자이익에 치중된 구조에 머물면서 금융업계 변화를 주도하는 '메기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각종 사고도 불거지면서 혁신 외에 도덕과 책임에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카카오뱅크 의 시가총액은 10조9387억원이다. 지난달 28일 7조5546억원보다는 30% 넘게 올랐지만 여전히 40조원에 육박했던 상장 초기와 비교하면 4분의 1에 불과한 상황이다. 실적은 성장 중이고 회원수도 꾸준히 증가세지만 좀처럼 시장에서 초기에 기대했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토스뱅크, 상장을 앞둔 케이뱅크도 마찬가지다. 결국 은행을 넘어선 ‘플랫폼’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지 못한 만큼 시장의 의심 섞인 눈초리가 여전한 상황이다.

실적에 대한 반응에서도 드러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순이익 787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51.3%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오히려 줄줄이 목표가를 낮췄다. 대신증권은 카카오뱅크가 실적을 발표한 지 하루 뒤인 지난 2일 목표주가를 2만7000원으로 지난 5월20일(5만2000원)의 반토막 수준까지 내렸다. KB증권(3만6000원→2만4000원), 하나증권(3만3000원→2만6000원), 한화투자증권(3만→2만원) 등도 줄줄이 30%내외로 하향 조정했다. 현재처럼 기성은행과 큰 차이 없는 이익 구조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뱅크의 이익은 ‘이자장사’에 치중돼 있다. 올해 3분기 이자이익은 2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5%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3분기 기준 4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수수료수익(439억원)과 플랫폼수익(194억원)을 얻었지만, 타행 등에 지급하는 수수료비용이 637억원이 발생하면서 이번 분기 들어 적자 전환했다. 카카오뱅크는 오프라인 지점이 없어, 고객이 타행 ATM을 이용하는 비용을 자체적으로 지불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여전히 이자이익이 비중이 큰 상황이며 토스뱅크는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금리 시기가 이어지면서 ‘지점 없는 영업’을 통한 금리 경쟁력마저도 희미해져 가고 있는 만큼 인터넷은행만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 고평가가 오히려 악재…도덕과 책임도 신경써야”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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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 시장의 지나친 기대를 불러일으킨 점이 오히려 업계 전체에 악재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분위기가 고조되던 지난해 7월 투자의견 ‘매도’ 보고서를 공개했다. 목표주가는 공모가(3만9000원)보다 38.5% 낮은 2만4000원을 제시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최고 10만원까지 내다볼 시점에 흔치 않은 ‘매도’ 의견을 주장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도 결국 은행인 만큼 시중은행 대비 고평가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서도 이같은 의견을 재차 피력했다.


김 연구원은 “여전히 주가수익비율(PER) 3~4배를 적용받는 시중은행보다 비이자이익 규모가 크게 낮고 이자이익에 치중된 수익구조”라며 “지난해 1분기 흑자였던 비이자이익이 올해 3분기 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그마저도 꾸준한 하향세”라고 지적했다.


특히 초기 고평가가 오히려 독(毒)이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은 무거운 영역인 만큼 혁신도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진행되는데 초기에 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면서 경영진들도 조급해졌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기업가치 급등락을 겪으면서 경영진들이 은행권 혁신보다는 과거 기업가치 회복이란 명제에 오히려 집착하는 것 같다”라며 “이럴수록 오히려 혁신과 멀어지고 부담만 커가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서두르는 것이 외려 혁신의 발목을 붙잡은 셈이다.


케이뱅크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최근의 공격적인 상품 영업 정책이 상장 압박에 대한 결과물이라는 목소리다. 실제 상장 준비 중인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 주가 폭락이 암초가 됐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떨어지면서 케이뱅크 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대주주인 KT와 비씨카드는 상장 후 7조원대 가치를 예상했지만 이미 이같은 가치를 평가받는 것은 물건너 갔다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해 초 1조2500억원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자본금을 2조1515억원으로 늘렸다. 당시 기대한 기업가치는 2023년 기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에 대한 잠재력 평가가 박해지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KT와 비씨카드, 주관사단은 기업공개 이후 기업가치를 3조4000억원 수준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마저도 과대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업계의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를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1조원 남짓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주당가치가 3000원 수준에 그쳐 주당 6500원 가량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환매 요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터넷은행을 이용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고 경영진의 주식 매도 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결국 누구를 위한 상장인가 의문이 남는다”라며 “금융회사인 만큼 도덕과 책임 부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혁신을 일궈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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