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TV를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난달 6일 소속 정당인 보수당의 내각 신임 투표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지 한 달 만이다.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존슨 총리는 크리스토러 핀처 의원을 보수당 원내부총무에 지명한 것은 잘못이었다며 사과했다. 핀처 원내부총무는 성 비위 논란 끝에 사임했다.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가 핀처의 과거 성 비위 사실을 알고도 원내부총무에 지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존슨 총리가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도 나왔다. 존슨 총리는 앞서 성 비위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는데 거짓말 논란이 일자 이날 성 비위 관련 보고를 받았지만 기억을 못 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지난달 보수당의 내각 신임 투표 당시 찬성 211표, 반대 148표로 존슨 총리는 가까스로 총리직을 유지했다. 하지만 당시 반대표가 적지 않았던 데다 존슨 총리가 한 달 만에 다시 구설에 오르면서 사퇴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존슨 총리의 사과 뒤 리시 수낙 재무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이 존슨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며 동시에 사표를 제출해 존슨 총리를 더 궁지로 몰아넣었다. 수낙 장관과 자비드 장관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존슨 내각의 핵심들이었다.
보수당 규정에 따르면 내각 신임 투표는 1년 안에 다시 실시할 수 없다. 하지만 존슨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규정을 바꿔서라도 신임 투표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영국 매체들은 벌써부터 차기 총리 후보 하마평을 쏟아내고 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존슨 총리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며 도박사들이 꼽은 차기 총리 1순위가 이날 사임한 수낙 전 재무장관이라고 전했다. 수낙 전 장관의 현재 배당률이 가장 낮았으며 다음으로 페니 모던트 전 국방장관, 제레미 헌트 전 외무장관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제레미 헌트 전 외무장관, 벤 월러스 국방장관도 후보군이라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사퇴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곧바로 나딤 자하위 교육부 장관을 신임 재무장관에 지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공석이 된 교육부 장관에는 미셸 도닐런 교육부 차관을 승진시켰으며 자비드 보건장관 후임으로는 스티브 바클레이 비서실장을 임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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