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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조 '눈' 시장 잡아라… 바이오시밀러 총성 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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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치료제 특허 만료 앞둬
비싼 가격에 항암제 아바스틴 수요 늘어
삼성바이오에피스 루센티스 美 판매 시작
케어젠, 하반기 FDA에 다른 기전 IND 제출 계획

24조 '눈' 시장 잡아라… 바이오시밀러 총성 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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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노인성 질환 중 하나인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들의 특허 만료가 다가오면서 최대 24조원에 이르는 치료제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노폐물이 끼면서 건성 황반변성이 생기고, 이에 혈관이 과도하게 자라는 습성 황반변성으로 악화하게 된다. 그대로 둘 경우 실명까지 치달을 수 있기 때문에 혈관 생성을 억제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방식의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아일리아’ 또는 ‘루센티스’ 등 항체의약품을 안구에 직접 투여하게 된다.


비싼 가격에 때아닌 ‘항암제’ 투여

두 제품 간 효능·부작용에서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투약 편의성이 크게 갈리면서 몇 년 늦게 출시된 아일리아가 오히려 높은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매달 맞아야 하는 루센티스와 달리 아일리아는 첫 3개월 이후에는 두 달마다 맞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연간 매출이 아일리아 94억여달러(약 12조원), 루센티스 36억여달러(약 4조6818억원)로 크게 벌어진 상태다. 특히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데이터 분석기관 글로벌데이터는 미국·독일·일본·중국·호주 등 주요 9개국의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8년 187억달러(약 2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둘 모두 아직 특허가 만료되지 않아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항암제인 아바스틴이 ‘오프 라벨(허가 외 용도)’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도 아일리아와 루센티스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더라도 아바스틴의 비급여 가격과 환자의 부담 수준이 엇비슷하다. 다만 아바스틴이 안질환과 관련해 적응증이 인정된 사례가 없고, 분주·희석 과정에서 생기는 오염 우려도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은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는 국내 황반변성 환자 중 35%가 아바스틴 처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 교수는 "치료제가 고가이고 반복 주사를 시행해야 해 의료비용이 증가한다"며 "특허 만료가 임박한 치료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약제 개발 및 사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두 토끼 모두 잡는다"

이 때문에 두 약품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업체들이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루센티스와 아일리아 동시 공략에 나서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가장 앞서가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환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두 제품에 대한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개발하고 있다"면서 "특허 만료가 보다 빠른 루센티스에 이어 아일리아 역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우비즈.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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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판매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마치고 이달 ‘바이우비즈’라는 이름으로 미국 내 판매를 시작했다. 루센티스 대비 40% 저렴한 도매가로 시장 진입을 시도한다. 국내에는 삼일제약과 손잡고 제품명 ‘아멜리부’로 시판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로 개발 중인 SB15는 지난 3월 449명을 대상으로 한 아일리아와의 비교 연구 임상 3상을 끝마쳤다. 올해 안으로 데이터 분석을 마치고 조만간 품목허가 신청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두 의약품의 특허를 보면 루센티스가 올해 안으로 미국·유럽에서 모두 만료되는 반면 아일리아는 유럽 2025년, 미국 2027년 각각 종료돼 루센티스의 시장 진출이 보다 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의 편차가 크다 보니 국내 개발사들은 상대적으로 아일리아의 개발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의 임상 3상을 마치고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종근당 외에는 셀트리온(CT-P42), 알테오젠(ALT-L9), 삼천당제약(SCD411) 등이 모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섰다. 이들 모두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다른 기전의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업체도 있다. ‘P5 점안제’를 개발하고 있는 케어젠은 하반기 안으로 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주사가 아닌 점안액이어서 복용 편의성이 높고, 건성 황반변성에서도 효능을 보이고 있어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이 밖에 큐라클이 천연물신약 경구제 ‘CU03’, 아미코젠파마가 망막혈관장벽 투과 안구 내 전달 방식의 경구제 ‘AGP600’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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