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시찰…기술동맹 시동

양국 정상, 20분 이상 제조시설 둘러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에서 처음 만나 함께 공장을 시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22분께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바이든 대통령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벗고 기다리고 있던 박진 외교부 장관과 인사를 나눴다.

오후 6시11분쯤 첫 방한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은 대기하고 있던 윤 대통령과 만나 악수로 첫 인사를 나눴다. 양국 정상은 짧은 인사를 나눴고,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어깨를 가볍게 치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삼성 반도체 캠퍼스에서 열린 행사에는 우리 측 박진 외교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은 지나 레이몬드 상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젠 딜런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기념촬영과 환담을 나눈 후, 삼성전자의 최신 반도체 제조 기술이 집약돼 있는 3나노 웨이퍼 시제품 설명을 청취했다. 이날 시제품 설명은 이병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맡았다.

양국 정상은 오후 6시56분부터 오후 7시18분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수행 하에 반도체가 생산되는 제조 시설을 시찰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평태 캠퍼스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P1과 현재 건설 중인 P3에 제조 시설을 갖추는 모습을 각각 10분 이상 지켜봤다.

이 부회장은 양국 정상에게 평택 캠퍼스 시설 및 기술 현황 등을 소개하고, 양국 정상의 질문에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기지이며, 현재 건설 중인 P3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공장(Fab·팹)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캠퍼스를 찾아 제조 시설을 직접 시찰하면서 한미 양국의 기술 동맹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과 경제 안보에 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두 정상은 이곳에서 함께 공장을 시찰하면서 반도체를 통한 한미 경제안보 동맹 강화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미동맹은 군사, 안보동맹에서만 협의가 이뤄졌지만 이제는 포괄적 협조가 시작되는 시점"이라며 "첫 일정이 양국 이해관계가 깊은 반도체 현장을 잡힌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와 미국의 기술동맹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이크 설리반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기내 브리핑에서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취지에 대해 밝히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강화할 것은 민주주의와 자유 사회 사이의 첨단 기술 생태계가 다른 나라들의 약탈로부터 보호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