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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 마스크를 쓰면 더 예뻐 보이는 이유 ‘팬데믹 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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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되었지만 전 세계인이 강제로 참여하게 된 ‘사상 최대의 사회적 고립 실험’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며, 코로나바이러스와 팬데믹 상황이 우리 뇌와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 영향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과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과연 코로나19에 걸리면 정말 우리 뇌가 손상될까? 완치 후 후유증은 얼마나 오래갈까? 팬데믹 기간에 태어난 신생아들, 마스크 쓴 얼굴이 익숙하고 비대면 수업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의 인지 발달은 괜찮을까? 팬데믹 때문에 저하된 뇌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과학적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코로나 시대에 일상에서 한 번쯤 궁금하거나 걱정이 되었던 주제에 대한 심리학, 뇌 과학, 신경 과학 연구 수백 건을 직접 찾아 그 결과와 데이터를 정리해 알기 쉽게 소개한다.

[책 한 모금] 마스크를 쓰면 더 예뻐 보이는 이유 ‘팬데믹 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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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노이마이어 III(Neumayer Station III) 남극 기지에 파견된 극지 탐험가들은 14개월 동안 외부와 고립된 채 지냈다. 남극에서의 생활이 끝난 후 이들의 뇌를 MRI로 촬영했더니 남극에 가기 전에 비해 기억력과 관련 있는 해마의 크기가 약 7%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마만큼 눈에 띄는 차이는 아니지만 해마 근처 뇌 영역들의 크기도 일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줄어든 것은 뇌의 크기만이 아니었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역시 줄어든 것이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는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뇌 신경계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물질인데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문 52~54쪽〉

2011부터 2019년까지 태어난 아기들의 인지 기능 검사 점수는 대략 98~107점 사이였고 표준 편차는 15~19점이었다. 검사 점수가 평균 100점, 표준 편차는 15점으로 표준화되었기 때문에 2020년 이전에 태어난 아기들은 예상 범위 내의 검사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2020년과 2021년에 태어난 아기들은 같은 검사에서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2020년 출생아는 평균 86점, 2021년 출생아는 78.9점을 받은 것이다. 게다가 남아의 점수가 여아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중략)

흥미로운 사실은 2020년 직전에 태어난 아기들의 검사 점수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아기들은 얼마 안 되는 생애의 대부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했는데도 말이다. 2020년 이후 태어난 아기들만 인지 기능 검사 점수가 낮은 것을 보면, 팬데믹 기간에 아직 엄마 배 속에 있었거나 태어난 직후였던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본문 86~87쪽〉


깨끗한 피부, 좌우 대칭, 평균에 가까운 모습 등의 특징은 생물학적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된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마스크를 쓰면 얼굴의 비대칭성이나 매력적이지 않은 특징이 가려지기 때문에 외모가 더 나아 보이는 것이다. (중략)

마스크를 쓴 얼굴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뇌의 해석 때문이다. 얼굴의 일부가 가려지면 우리 뇌는 가려진 정보가 무엇인지 예측하려 든다. 아는 사람의 얼굴이라면 뇌는 기억하는 정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가 없다. 가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가려진 얼굴을 예측하기 위해 뇌는 입, 코, 얼굴형 등을 가정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전체 얼굴을 그리게 된다. 즉, 매력도가 낮은 얼굴의 일부 대신 매력도가 높은 평균적인 얼굴을 추정하여 전체 얼굴을 평가하는 것이다. -〈본문 115~117쪽〉


팬데믹 브레인 | 정수근 지음 | 부키 | 260쪽 | 1만68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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