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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민 애환 누가 달래주나" '서민술' 소주값 인상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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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술' 소주 가격 '줄줄이' 인상…맥주도 인상 전망
"가격 올려야 하나" 자영업자들 설왕설래
"월급은 그대로…가격 부담" 서민들 아쉬움

서울 중구 을지로 한 먹자골목.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서울 중구 을지로 한 먹자골목.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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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정완 인턴기자] "서민들 소주 한잔 먹는 게 낙인데 아쉽죠."


50대 택시기사 김모씨는 소주 가격 인상 소식에 "이제 그냥 삼겹살만 먹어야겠네요"라며 웃어보였다. 김 씨는 "퇴근하고 소주 먹고 그런 게 서민들이 살아가는 기쁨인데, 이제 부담스러워서 못 먹겠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소주 사재기도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25일 식품·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3일 자정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판매가를 병당 1280원에서 1380원으로, 진로는 1190원에서 1290원으로 100원씩 올렸다. 이어 무학은 내달 1일 소주 '좋은데이'와 '화이트' 출고가를 1163.4원으로 평균 8.84% 인상할 계획이다. 보해양조도 3월2일 '잎새주' 등 소주 출고가를 평균 14.6% 인상하기로 했다.


소주 판매가 인상여파로 편의점과 대형마트도 줄줄이 판매 가격을 올리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참이슬 후레쉬와 오리지널의 소비자 가격은 1800원에서 1950원으로, 진로 가격은 1660∼1700원에서 1800원으로 각각 올렸다. 자영업자들도 식당에서의 소주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4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일대에 있는 한 호프집에서 만난 20대 손님들은 "천원 정도 인상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월급은 그대로 아닌가, 술을 안먹자니 좀 그렇고, 불만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물가 좀 그만 올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 인근 한 골목. 24일 이곳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소주 가격 인상에 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서울 종로 인근 한 골목. 24일 이곳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소주 가격 인상에 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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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은 소주 가격을 올려야 하는지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손님들이 잘 찾지 않고 있는 상황에 소주 가격까지 인상하면 사실상 이중고를 겪는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40대 자영업자 박모씨는 "다른 회사원들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자영업을 하는 처지에서 수익이 들쑥날쑥하니 물가 인상에 대한 피곤함은 바로 피부로 와닿는다"라면서 "직원들과 회식도 좀 하고 그래야 하는데, 크게(소주) 가격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결국 부담이 될 것 같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박 씨는 소주 가격 인상은 코로나19로 힘든 요식업계를 더 고통스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그래도 요즘 코로나로 음식점들 잘 안가고, 다들 힘들지 않냐"면서 "소주 가격까지 오르면 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소주 가격 인상은 코로나19로 힘든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현재 서울 강남권 일부 식당에서는 이미 소주 한 병 당 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소주 출고가가 6.45% 한 차례 인상된 후 반영된 가격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식당의 경우 가격을 올려 소주 한병에 6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곳도 있다.


한 자영업자는 "(기업에서) 소주 가격 또 인상하냐"며 "물가도 다 오르고 있는데, 소주 가격까지 오르면 손님들이 부담가질 수 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주변 가게들) 상황을 좀 봐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오는 4월부터는 주세법 개정안에 따라 맥주 세금이 리터당 20.8원 오른 855.2원으로 인상된다. 여기에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결국 맥주값도 인상될 수 있다. 맥주 가격도 오르면 현재 식당에서 1병당 5000원에 판매되는 맥주의 가격은 600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정완 인턴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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