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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의 세계' 베를린서 또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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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소설가의 영화' 심사위원대상…네 번째 은곰상
기본적 단위만으로 상념 담아내 우리의 현재 가리켜
"큰 요소로 작동하는 작은 디테일 보는 것 좋아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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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스물일곱 번째 장편 ‘소설가의 영화(The Novelist’s Film)’는 소설가 준희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혼자 타워를 오르고, 영화감독 부부를 만나고, 공원에서 만난 여배우에게 영화를 만들자고 설득하는 모습 등으로 오밀조밀 꾸며졌다.


홍 감독은 심심해 보이기까지 하는 일상을 삶의 리듬에 맞춰 보여준다. 영화의 기본적 단위만으로 다양한 상념을 담아내며 우리의 현재를 가리킨다. 작은 순간 하나하나를 곱씹게 만들며 귀한 성찰의 순간으로 안내한다.

자신의 현재를 증명하는 작품 세계는 또 한 번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흔들었다. 홍 감독은 16일(현지시간) 열린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2020년 ‘도망친 여자(2019)’로 감독상, 지난해 ‘인트로덕션(2021)’으로 각본상을 받은 데 이어 3년 연속 수상이자, 네 번째 은곰상 수상이다. 심사위원대상은 최우수 작품상 격인 황금곰상에 이어 두 번째 상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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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주연과 제작실장을 겸한 김민희는 홍 감독의 소개로 마이크 앞에 서서 "오늘 상영에서 관객분들이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해주신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베를린영화제와 유독 인연이 깊다. 경쟁부문 진출만 이번이 여섯 번째다.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등이 세계적인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은곰상)을 품었다.

카를로 샤트리안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단골손님이나 다름없는 홍 감독에 대해 "현대 영화에서 가장 일관되고 혁신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큰 요소로 작동하는 작은 디테일을 보는 것을 좋아할 뿐"이라면서 "질감 면에서 사람들이 감지할 수 있는 정말 작은 차이가 있는가? 이것이 내가 보기를 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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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는 지난해 3월부터 2주간 서울 외곽에서 흑백으로 촬영됐다. 홍 감독은 연출은 물론 각본, 촬영, 편집, 음악을 도맡았다.


주연은 ‘당신 얼굴 앞에서(2021)’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혜영에게 맡겼다. '만추(1966)'·'쇠사슬을 끊어라(1971)'·'삼포가는 길(1975)' 등을 연출한 고(故) 이만희 감독의 딸이다. 홍 감독은 "내게 캐스팅은 어쩌면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배우를 만나는 첫날, 어떠한 인상을 받게 되며, 주요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고 영예인 황금곰상은 스페인 여성 감독 카를라 시몬의 ‘알카라스’가 차지했다. 감독상은 ‘보스 사이즈 오브 더 블레이드’의 클레어 드니 감독, 남녀 배우를 통합한 주연상은 ‘라비예’의 멜템 캅탄이 수상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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