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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보라매를 설계한 프로그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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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지난 4월 선보인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이하 KF-21)의 동체는 381개 부품과 9500여 개 하드웨어로 구성된다. 단 1개의 부품이라도 가공과 조립이 잘못되면 구조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설계 단계부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KF-21를 제작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프랑스 방산기업인 다쏘시스템의 3D 디지털 설계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이유다.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다쏘시스템 본사를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대형 모니터 30여 대가 벽에 걸려 있었다. 모니터 안에는 함정부터 무인기, 전투기 설계도를 3D로 보여줬다. 김현진 센터장은 "3D 디지털 설계는 무기 체계를 구상할 때부터 설계, 시험비행, 생산공정까지 모든 과정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과거엔 전투기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설계도를 직접 그려 실물 모형을 만들고 시험했지만 지금은 컴퓨터 안에서 도면을 그리고 가상의 실물 모형을 만들어 시험 비행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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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모니터는 실적을 나타내듯 여러 그래프를 한눈에 보여줬다. 관리자가 한눈에 각 공정 진행률을 확인하는 그래프다. 생산 공정 폴더를 클릭하니 부품 조립 상황, 예상 출고기간 등을 보여줬다. 기존 방산기업들은 수천 명의 기술자들이 모여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소통한다. 하지만 3D 디지털 설계에서는 각 부서별 의견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설계변경 등 제안은 바로 설계도에 적용된다.

유럽의 에어버스도 A350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사용한 비행기를 만들 때 다쏘시스템의 3D 디지털 설계를 활용했다. 탄소섬유를 사용하면 외부 소음을 50% 줄이고 공기 역학적으로도 효율적이지만 첫 시도였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불가피했다. 에어버스가 선택한 것은 3D 디지털 설계였다. 매일 최대 4000명의 기술자가 온라인상에 모여 협업한 결과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이비에이션 에어크래프트(Eviation Aircraft)도 마찬가지다. 이비에이션은 9인승 전기비행기 앨리스(Alice)를 만들 때부터 3D 디지털 설계를 이용했다. 제작 과정에서 항공기 바닥에 좌석을 고정시키는 장치에 문제가 발생했다. 고정 장치 물량이 부족해 조립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프랑스 기업에서 대체품을 찾아냈고 불과 30초 만에 대체품을 적용해 전체 작업자에게 수정된 모델을 공유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기술자들이 동시에 의견을 조율하고 협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수출을 겨냥한 방산기업들이 3D 디지털 설계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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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모니터를 보니 가상의 무인기가 3D 화면으로 비행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설계가 끝나면 시험을 위해 목업(mock-up)을 만들었다. 목업은 실물 크기보다 작은 실제 모형이다. 목업을 시험실 안에 고정해놓고 바람 세기, 공기 흐름 등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계산했다. 3D 디지털 설계를 이용하면 가상의 디지털 목업을 만들 수 있고 환경요인을 적용한 테스트까지 할 수 있다. 비용도 50% 이상 절감된다. 회사 관계자는 "다쏘시스템은 1990년 보잉사의 777 모델을 최초로 디지털 목업으로 시험평가를 진행했다"면서 "3D 디지털 설계는 방산뿐만 아니라 자동차, 에너지, 생명과학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쏘시스템의 3D 디지털 설계는 와인 생산에도 활용된다. 1955년에 설립된 샤토 다쏘 와이너리는 포도밭의 배수정비, 불량품 최소화, 병충해 관리 등을 예측 관리하고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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