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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전국 장악한 탈레반, 수도 카불까지 진입…美 대사관도 철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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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아프간 전역 접수
수도 카불 함락 및 정부 붕괴 초읽기
카불 공항 탈출 러시
美 대사관 비롯 주요국 대사관도 철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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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총공세로 친미 성향의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영토 내 주요 도시를 모두 장악한 후 15일(현지시간) 수도 카불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카불 함락도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카불 주민은 패닉 상태에 빠졌고 국제공항에는 국외로 탈출하려는 이들이 몰려들고 있다.


현지 각국 대사관도 혼비백산한 채 탈출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미국 대사관은 본격적으로 철수를 시작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미군 5000명 배치를 승인했다.


미군 철수를 계기로 대규모 공세를 펼치고 있는 탈레반은 이날 카불 외 대도시를 사실상 모두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밤 아프간 북부 최대 도시 마자르-이-샤리프(발흐주 주도)에 이어 이날 카불과 인접한 동쪽 잘랄라바드(낭가르하르주 주도)와 서쪽 마이단 와르다크(마이단 와르다크 주도)가 탈레반 손에 넘어갔다.


인구 50만명의 마자르-이-샤리프와 인구 35만의 잘랄라바드는 아프간에서 4번째와 6번째로 큰 도시다.


마자르-이-샤리프의 함락으로 북부 지역 전체가 반정부군 손에 넘어가게 됐다.


또 잘랄라바드와 마이단 와르다크가 무너지면서 카불의 동쪽과 서쪽 방어벽이 붕괴했다.


아프간에서 2번째와 3번째로 큰 대도시인 남부 칸다하르와 서부 헤라트는 지난 12일 탈레반에 점령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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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탈레반은 이날 국경의 모든 초소도 완전히 장악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전날 카불 남쪽 11㎞ 지점 로가르주 지역까지 진격, 정부군과 전투를 벌인 탈레반은 이날 카불로 들어섰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당국 관계자와 주민 등을 인용해 탈레반의 카불 진입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다만 아직 전투는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의 대외 창구가 있는 카타르 도하 정치사무소의 지도자는 "카불 시내에서 폭력을 행사하지 말고 탈출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안전한 길을 허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주요외신은 밝혔다.


탈레반은 전날에도 마자르-이-샤리프 외에 동부 아사다바드(쿠나르주 주도), 가르데즈(파크티아주 주도), 북부 마이마나(파리아브주 주도), 중부 닐리(다이쿤디주 주도) 등 여러 도시를 손에 넣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외신 등을 종합하면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34개 주도 중 27개 이상을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카불의 지역 사회는 패닉에 빠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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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의 공격이 임박하자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는 해외로 탈출하려는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현재 카불의 동쪽과 서쪽, 남쪽 등 3면이 모두 막힌 상태로 탈레반이 지금 같은 추세로 공세를 이어간다면 나머지 도로가 막히는 것도 시간문제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카불에서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공항밖에 남지 않게 된다.


상황이 다급하게 돌아가자 일부 재력이 있는 주민들은 항공권을 구하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공항 터미널 밖 주차장에 마련된 항공권 판매 창구에는 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아리아나 아프간 항공, 캄 에어 등 현지 항공사의 국제선 항공편은 이미 다음 주까지 예약이 꽉 찬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붕괴 위기에 처하자 카불 주민은 달러 사재기와 함께 앞다퉈 현금 인출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아프간 톨로뉴스는 전날 카불의 은행이 달러를 찾으려는 사람들로 혼잡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아프가니/달러 환율은 지난주 80아프가니에서 100아프가니로 오르기도 했다.


주민들은 은행이 갑자기 폐쇄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도 길게 줄을 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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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혼란 속에 카불로 밀려드는 피란민 수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카불에 온 피란민은 약 12만 명이고 이들 중 7만2000명이 아동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카불은 1028㎢ 크기로 서울 면적(605㎢)의 두 배가량이며 약 460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미국 대사관도 철수를 시작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주요외신에 "소규모 인원이 현재 대사관을 떠나고 있으며, 대다수 직원 또한 떠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대사관은 계속해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외교관들은 민감한 문서나 자료 등을 폐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아프간 내 미국요원의 안전한 감축 등을 위해 기존 계획보다 1000명 늘린 5000명의 미군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지 미국대사관 직원과 동맹국 요원의 안전한 감축, 그리고 아프간전 때 미국을 도운 현지인의 대피를 돕는 임무를 수행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 12일 대사관 직원을 대폭 축소하고 이를 돕기 위해 3000명의 미군을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 임무를 위해 남겨둔 1000명 외에 3000명을 더한다는 발표였는데,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에다 1000명을 추가하겠다고 공표한 것이다.


이날 미 해병대 일부가 카불에 도착했고, 선발대는 전날 먼저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요원과 임무를 위험에 빠뜨리는 어떤 행동도 신속하고 강력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탈레반 측에 전달했다.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미국의 끝없는 주둔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철군 방침도 재확인했다.


영국 정부도 로리 브리스토 아프간 주재 자국 대사를 오는 16일 저녁 전까지 아프간에서 탈출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외무부는 브리스토 대사를 비롯한 일부 관계자를 공항에 남겨 이달 말까지 대피 작전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상황이 악화하면서 기존 계획을 변경했다.


영국 대사관 측은 이날 기준 아프간 주재 자국 외교관과 정부 관계자 규모를 기존 500명에서 수십 명 안팎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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