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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이 기재부 하위기관이냐"…교통정리 안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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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총리 직무대행 후 부처간 업무 분장 충돌…일부 부처 불만

정부서울청사 총리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정부서울청사 총리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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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우리는 기재부 하수인인가."


국무총리실에서는 최근 부처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화제다. 글 내용은 "인사도 모자라 업무도, 젊은 사무관들이 왜 떠나나요. 이래서 입니다"라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한 줄이 전부였지만 댓글 등 호응이 상당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좋아요’ 등의 반응과 함께 동의한다는 댓글들이 연이어 달렸다.

이 글이 호응을 얻은 것은 게시된 시점과 관련이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퇴임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총리실 내 불만이 게시글에 고스란히 담겼다는 것이다. 한 직원은 댓글에서 "총리 말씀자료 등을 총리실에서 쓰면 기재부가 검토를 하겠다고 한다"며 "총리실 사무관이 기재부 사무관에게 이런 문자를 받아야 되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가 기재부의 하위기관이냐,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느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정부 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직무대행 체제로 들어선 후 정책조율의 난맥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록 후임 국무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과도기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백신 확보와 부동산, 반도체·가상화폐 등 절대적으로 중요한 대책들이 산적한 상황을 감안하면 잡음 하나하나가 실생활에 미치는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홍 부총리가 총리 대행을 맡은 후 꼬박 일주일간 챙긴 업무는 국무회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등이다. 이 가운데 외교 등 대정부질문 준비 과정에서 기재부와 총리실 업무 조율이 안 되면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제 분야는 기재부, 정치·외교·통일 분야는 총리실이 챙기기로 했지만 최종 말씀자료 등을 기재부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총리실의 불만이 쌓인 것이다.

기재부도 할 말은 있다. 기재부 수장이 총리 직무대행을 하는 만큼 보고 체계를 일원화해야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총리가 직무 대행을 맡으니, 최종 검토를 기재부가 하는 것이 맞다"며 "일부 혼선이 있지만 총리 공백으로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총리 직무대행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는 점을 부처 갈등의 배경으로 꼽기도 한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총리 대행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직무대행 체제가 됐을 때 업무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총리실이 직무대행에 집중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윤증현 부총리는 ‘총리 내정자’가 없는 상황에서 총리 대행을 맡아 별다른 잡음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전 부총리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사퇴하고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한 이후 두 달 가까이 총리직을 수행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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