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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질량 블랙홀 분출 ‘M87 은하’ 다파장 관측 성공

최종수정 2021.04.15 10:14 기사입력 2021.04.1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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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 등 국제공도연구팀, 세계32개국 19개 천문대 망원경 활용해 촬영

초대질량 블랙홀 분출 ‘M87 은하’ 다파장 관측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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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이 국제 공동 연구팀과 함께 초대질량 블랙홀이 강력한 제트를 분출하고 있는 ‘M87 은하’ 중심부의 다파장 관측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천문연은 EHT(Event Horizon Telescope) 국제 공동 연구팀과 함께 전 세계 32개 나라의 19개 천문대의 망원경을 활용한 초대형 동시 관측망을 통해 기존의 전파 영상뿐 아니라 광학, 적외선, 엑스선, 감마선 등 전체 전자기파 다파장 동시 관측을 통해 M87 은하 크기보다 더 큰 제트를 분출하고 있는 초대질량블랙홀 모습을 포착했다.

이번 영상은 2017년 3월부터 약 한 달간 전 세계 200여 개 연구기관에 있는 약 760명의 연구자가 동시에 관측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이다. 관측에 활용된 망원경들의 총 가동시간을 합하면 약 300년이 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이다. EHT 연구팀은 이번 관측 데이터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해 전 세계에 누구나 자유롭게 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논문의 공저자인 캐나다 맥길대학교 다릴 하가드 교수는 “전 세계 수많은 블랙홀 연구그룹들이 이번에 공개된 M87 다파장 동시 관측 데이터를 활용해 각자의 이론 모델을 검증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며 “천문학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연구그룹에서 이 데이터를 통해 블랙홀과 제트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HT 연구팀은 2019년에 공개한 기존의 전파 영상뿐 아니라 다양한 파장 대역에 대한 동시 관측을 통해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M87 은하 중심부에 있는 태양질량 65억 배의 초거대블랙홀의 형태와 고에너지 물질의 유입과 분출 이루어지는 강착원반과 제트까지 포착했다.

일본 국립천문대의 카즈히로 하다 박사는 “EHT로 관측한 최초의 블랙홀 영상은 매우 놀라운 결과지만 이 결과를 과학적으로 최대한 분석하기 위해서는 전체 전자기 파장 영역의 동시 관측을 통해 당시 블랙홀의 물리적 활동을 분석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추가된 다파장 관측을 통해 보여준 M87의 환상적인 영상은 블랙홀의 그림자와 제트를 함께 설명할 수 있는 최적의 모델을 밝힐 수 있는 결정적 열쇠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동안 블랙홀 주변의 강착원반과 제트 방출 물질로 인해 일반 상대성 이론의 실험장이라 할 수 있는 블랙홀 관측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관측 결과 2017년 관측 당시 M87 초대질량 블랙홀이 활동성이 매우 낮은 상태, 즉 제트 분출량이 적거나 블랙홀 주변부로부터 사건의 지평선 이내로 끌려 들어가는 물질의 유입이 적은 상태인 것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이번 다파장 동시 관측 데이터가 블랙홀 근처에서부터 수천 광년에 달하는 제트의 규모가 매우 뚜렷하게 구분될 수 있을 만큼 최적의 상태를 제공하며, 전 세계에 공개되는 만큼 활발한 후속 연구를 통해 일반 상대성이론의 정밀한 검증에 대한 새로운 결과들이 쏟아져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M87 다파장 동시 관측에는 천문연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Korean VLBI Network)이 밀리미터 전파 대역에서 4개의 채널로 동시 관측한 데이터가 포함됐다. 또한 천문연이 운영하는 동아시아 VLBI 상관센터는 한국의 KVN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 여러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동아시아 VLBI 관측망(East Asian VLBI Network)의 관측자료 처리 부분 핵심역할을 수행했다. 그 결과 이번 M87 블랙홀 관측 당시의 제트의 세기 측정 및 영상화에 기여했다.


김재영 천문연 박사는 “세계 최초 개발된 다파장 동시관측 시스템을 갖춘 KVN 성능 덕분에 짧은 기간 동안 방대한 주파수 대역의 M87 관측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이번 연구에 핵심적 기여를 할 수 있었다”면서 “올해 강원도 평창에 구축되는 KVN 네 번째 전파망원경으로 KVN의 간섭계 성능이 더욱 향상될 것을 기대하며 이를 통해 향후 블랙홀 후속 연구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14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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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주요 용어 설명이다.


◇ EHT 프로젝트


‘블랙홀’이라 하면 검은 구멍을 떠올린다. 블랙홀을 직접 본 사람은 없고 블랙홀을 직접 볼 수도 없다. 블랙홀은 빛조차 흡수해 버려 직접 관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상이나 논문에서 봤던 블랙홀의 이미지는 모두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상상에 불과하다.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은 번역하면 ‘사건지평선망원경’으로, ‘사건지평선’이란 블랙홀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넓은 경계지대를 뜻한다. 어떤 물질이 사건지평선을 지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때 그 일부는 에너지로 방출되기에 높은 해상도의 관측 장비를 동원한다면 사건지평선의 가장자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건지평선 부근은 강한 중력 효과에 의한 현상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블랙홀의 그림자(Black Shadow)이다. 블랙홀 주변의 원반에서 사건지평선 가까이에 다가간 물질은 빛의 속도에 가까운 매우 빠른 속도로 블랙홀 주변을 공전하며 블랙홀로 끌려 들어간다. 관측자에게는 이 회전하는 원반 중 관측자를 향하여 움직이는 모서리가 관측자에게서 멀어지는 모서리 보다 밝게 보이게 된다. 이렇게 블랙홀 주변의 극단적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관측은 일반 상대성 이론과 초대질량 블랙홀의 이해에 대한 강력한 증거가 된다. 해당 관측을 위해선 거대 관측 장비가 필요하다. 이에 지구촌 전파천문학자들은 전파망원경 8개를 하나로 연동해 지구 크기의 거대 망원경처럼 활용했다.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


질량이 태양 질량의 수십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르는 가장 큰 유형의 블랙홀이다. 거의 대부분의 은하의 중심에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초대질량 블랙홀들은 상대적으로는 크기가 작은 천체에 속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관측이 불가능했다. 블랙홀 그림자의 크기는 그 질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무거운 블랙홀일수록 그 그림자도 더 커진다. M87의 블랙홀은 그 거대한 질량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 덕분에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블랙홀들의 그림자 중 하나로 예측됐고, 따라서 EHT의 완벽한 관측 대상이 됐다.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


거대한 영역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대형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연동해야만 한다. 세계 각지의 최첨단 전파망원경으로 하나의 천체를 동시 관측해 분해능(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별하는 능력)을 높이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기술을 활용한다. 수백~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으로 동시에 같은 천체를 관측하여 전파망원경 사이의 거리에 해당하는 구경을 가진 거대한 가상의 망원경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이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전파 신호를 더 증폭할 수 있고 그래서 더 높은 해상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8개 전파망원경이 각자 전파 신호를 포착하고 이 신호들을 한데 모아 ‘가상의 망원경 초점’에서 종합하면 사실상 지구만한 전파망원경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n VLBI Network)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KVN은 서울 연세대, 울산 울산대, 제주 중문에 설치된 21m 전파망원경 3기로 구성된 VLBI 관측망이다. 각 망원경의 거리는 305km~478km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밀리미터 영역의 4개 주파수 전파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KVN은 3기를 연결한 간섭계뿐만 아니라 각각의 단일 망원경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 East Asian VLBI Network)은 한국의 VLBI 관측망인 KVN, 일본의 VERA, 중국의 CVN 등 3개국 21개 망원경을 연결한 최대 5000km 정도의 거대 관측망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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