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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민이 생각나 많이 울었죠. 이제 다시 노래합니다" '마로니에 그 아저씨' 윤효상을 아시나요 [한승곤의 문화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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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 그 아저씨' , '대학로의 두 남자'로 유명한 버스킹 1세대
윤효상, 동료 김철민과 듀엣으로 올해로 31년째 공연
김철민 '폐암 선고'와 함께 돌연 거리서 자취 감춰
철민이 소식에 4개월 동안 매일 울어
올해 '버스킹 30주년' 공연 준비 중…대중들 반겨

가수 윤효상 씨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찾아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안 씨는 개그맨 김철민 씨와 듀엣으로 이곳에서 거리 공연만 31년째 하고 있다. 올해는 공연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가수 윤효상 씨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찾아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안 씨는 개그맨 김철민 씨와 듀엣으로 이곳에서 거리 공연만 31년째 하고 있다. 올해는 공연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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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코로나로 공연도 못 하고, 장사도 해보고 철민이 떠올라 정말 매일 울기도 하고…"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와 이화동 사이에 있는 마로니에 공원은 거리 공연(버스킹)의 성지로 불린다. 이곳을 버스킹의 성지로 만든 장본인이자 버스킹 1세대는 개그맨 김철민과 가수 윤효상이다. 이른바 '마로니에 그 아저씨', '대학로 두 남자'로도 유명한 이들은 지난 1990년부터 주말이면 이곳에서 공연을 이어갔다.

올해로 31년째.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는 세월에도 이들은 쉬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물했다. 거리 공연으로 얻은 수익은 모두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하지만 동료 김철민이 폐암을 선고받으며 윤효상은 돌연 모습을 감췄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이들이 결국 해체를 한 것 아니냐, 혹은 코로나19로 인해 더는 공연을 할 수 없어 버스킹을 그만둔 것 아니냐 등 여러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로니에 공원이 허전하다, 보고싶다는 말도 이어졌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코로나19 여파로 과거와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코로나19 여파로 과거와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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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각종 소문이 돌던 무렵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이 마로니에 공원에서 윤효상 씨를 만났다. 사전에 어떤 인터뷰 계획도 없었다. 그야말로 '깜짝 만남' 이었다.

그렇게 만난 그는 기타를 둘러메고 자신이 공연했던 그 자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십수 년 함께한 동료의 갑작스러운 암 선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공연 상황. 멀어지는 대중들의 관심 등.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동료 김철민 씨가 폐암 선고를 받으면서 윤효상 씨도 돌연 거리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 다시 활발한 활동을 알리며 공연 준비를 하고 있어,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동료 김철민 씨가 폐암 선고를 받으면서 윤효상 씨도 돌연 거리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 다시 활발한 활동을 알리며 공연 준비를 하고 있어,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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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이 궁금합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도 한동안 못 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지내셨나요


▲일단 코로나 상황이 겹치면서 공연도 어렵고 저도 나름대로 좀 먹고살아야 해서 지방에서 왕새우 식당도 운영하고 그렇게 버텼습니다.


-수십년 대중 앞에서 공연만 했는데, 장사하셨군요. 그럼 장사는 잘 되셨나요


▲잘 안됐습니다(웃음).


-코로나19로 인해 주말이면 늘 볼 수 있던 버스킹 무대가 사라졌습니다. 지금 이곳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어떠신가요


▲이렇게 주말에 가끔 나와보면 사람들이 앉아 있는데 좀 쓸쓸해 보이기도 합니다. 누군가 좀 사람들의 마음을 씻어내는 그런 공연을 했으면 좋겠네요.


-공연을 오래 안 하셨는데, 불안하다거나 힘든 점이 있을까요


▲저희 공연을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공연 중 말도 많이 하고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이제 오래 쉬니까 레퍼토리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세월도 많이 흘렀고.


-동료 철민 씨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빈자리 영향이 클 것 같습니다.


▲언젠가 철민이가 그러더군요. "형 나 폐암 말기래" 그 말 듣고 한 4개월을 제가 울었어요. 그 이후로 원래 그런 거 잘 신경 안 쓰는데 노래하는 철민이가 너무 슬퍼 보이더군요


이 말을 끝으로 안 씨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이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쳤던 그 자리에 서서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개그민 김철민 씨와 가수 윤효상 씨가 함께 한 방송에 출연해 노래를 하고 있다. 사진=kbs '아침마당' 캡처

개그민 김철민 씨와 가수 윤효상 씨가 함께 한 방송에 출연해 노래를 하고 있다. 사진=kbs '아침마당'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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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철민은 지금은 고인이 된 이미테이션가수 '너훈아'의 친동생으도 유명하다. 1994년 MBC 5기 공채 개그맨으로 SM 엔터테인먼트 1호 개그맨으로 화려한 데뷔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9년 8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그해 9월 병원 항암제가 아닌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을 복용하며 치료 효과를 기대한다고 알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한 방송에 출연해 "항암 효과는 없고 간 수치만 높아졌다. 구충제 항암 치료는 실패"라며 복용 중단을 선언했다. 현재 한 요양 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마로니에 그 아저씨' , '대학로의 두 남자'로 더 유명한 김철민 윤효상 씨가 공연하던 공원.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마로니에 그 아저씨' , '대학로의 두 남자'로 더 유명한 김철민 윤효상 씨가 공연하던 공원.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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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공연은 아예 계획이 없을까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대중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을 해보긴 했습니다. 완벽하게 거리두기를 하면서 공연을 해보면 어떨까, 코로나로 지친 여러분을 위한 공연이요. 오는 4월이나 5월에 '버스킹 30주년' 기념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에 앞서 컨디션 회복과 감각을 되찾기 위해 전국을 돌며 공연 계획이 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여러분을 찾아볼 생각에 떨리기도 합니다. 열심히 잘 준비해서 멋진 공연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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