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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선양 '롯데시티' 개발사업, 빚잔치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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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선양 롯데시티 개발 사업 현장

中 선양 롯데시티 개발 사업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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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중국 선양 롯데시티 개발 사업을 위해 홍콩에 설립한 롯데프라퍼티 선양이 현지 롯데시티 사업 중단으로 대규모 손실만 떠안은 채 빚잔치만 하게 생겼다. 기존에 대주단으로 참여한 외국계 은행 등 금융회사들로부터 3조원에 육박하는 차입금에 대한 상환 압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THAAD) 사태로 공사가 중단된 이후 롯데그룹이 사업을 지속할지 철수할지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계륵’ 상태가 지속되면서 재무적 부담으로 돌아왔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프라퍼티 선양은 최근 신한금융투자 주관으로 2억800만 달러 규모의 외화대출을 받았다. 대출 만기는 1년으로 만기 도래 시 대출을 일시에 상환하는 조건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대출을 인수한 뒤 대출 원리금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어음을 발행했다. 이 사업에 지분을 출자한 호텔롯데는 대출 유동화 과정에서 특수목적법인(SPC)에 자금보충약정 등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롯데프라퍼티 선양은 은행권에서 빌린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이렇게 만기 도래 예정인 선양 사업 연계 차입금이 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선양 롯데시티 개발 사업을 위해 운영자금으로 빌린 차입금이 약 3조원에 이른다"면서 "수시로 차입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자금을 계속 차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현지 금융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프라퍼티 선양은 현재 사업 초기에 자금을 빌려준 일본계 은행 등으로부터 차입금 상환 압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재개 가능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롯데프라퍼티 선양도 계열사 출자자금을 모두 까먹은 채로 부실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프라퍼티 선양은 롯데그룹이 중국 선양에 건설하는 롯데시티 개발 사업을 위해 2008년 설립됐다. 롯데자산개발(37%), 롯데건설(31%), 롯데쇼핑(18%), 호텔롯데(14%)가 2억 달러를 출자했다. 이 사업은 테마파크(롯데월드어드벤처)와 백화점, 영화관(롯데시네마), 호텔, 오피스, 주거시설을 포함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1차로 백화점과 마트 오피스 등을 건설해 분양에 나섰지만, 분양실적 등의 성과가 좋지 않았다. 2차로 호텔과 놀이시설 등을 건설할 예정이었지만 사드 사태로 2016년 중국 당국에 의해 공사가 중단됐다. 중국이 2019년 공사 재개를 허용했지만, 롯데는 사업성과 자금 문제 등으로 공사를 재개하지 않았다.


롯데프라퍼티 선양은 공사 중단으로 손실이 누적되면서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롯데자산개발,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이 출자한 롯데프라퍼티 선양 지분의 장부가는 0원이다.


덩달아 이 사업에 출자한 모회사들의 재무적 부담도 커졌다. 지분이 가장 많은 롯데자산개발은 롯데 프라퍼티 선양에 지분을 출자한 이후 매년 지분법 손실을 반영했다. 지난 2008~2019년까지 누적으로 반영한 지분법 손실액은 1450억원에 이른다. 선양 사업 손실이 늘고 다른 사업들도 부진한 탓에 롯데자산개발은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호텔롯데는 자체적인 재무적 부담에 더해 롯데프라퍼티 선양에 대한 우발채무 부담을 지고 있다. 호텔롯데가 선양 사업에 제공한 지급보증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8000억원을 넘어선다. 직접적인 보증 외에 자금보충 약정 등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우발채무 부담은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롯데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조달한 자금으로 선양 사업의 자금 부담을 일부 해소하려고 했으나, 상장이 번번이 가로막히면서 부담이 지속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까지 겹쳐 호텔롯데의 신용도도 빠르게 저하되는 추세"라며 "선양 사업 관련 차입금 차환 과정에서 우발채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선양 사업은 롯데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륵 상태에 빠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선양 사업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지는 않을 계획"이라며 "아직 자산 매각 등의 엑시트 전략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선양 사업 관련 차입금은 계열사 보증 등의 신용공여를 받아 국내 은행권이나 자본시장을 통해 차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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