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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김치열풍 막히나…수입식품 장벽에 수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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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김치열풍 막히나…수입식품 장벽에 수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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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유럽연합(EU)이 수입 식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국산 김치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식품 안전 강화를 위해 EU가 새로운 복합 식품 규정을 다음 달부터 적용하기로 해 국내 수출기업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생산 공장 EU 승인받아야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EU는 다음 달 21일부터 동물성 원료를 사용한 복합식품에 대해 강화한 수입 규정을 시행한다. 복합식품이란 육류나 동물부산물(뼈·내장·지방), 수산물, 동물유성분(우유), 알, 꿀 등의 동물유래가공식품과 채소·식물성 식품을 혼합한 제품을 말한다. 적용 품목은 생선어묵, 라면, 냉동만두, 김치, 간장, 고추장, 스프 및 육수류, 아이스크림, 두부 등이다.

기존 규정은 동물유래 성분의 함량 기준(50%)으로 분류해 적용했다. 신규 규정은 복합식품에 함유된 동물유래 가공품을 생산하는 작업장은 EU의 승인을 무조건 받아야 한다. 복합식품 수출 희망 국가는 수출 전 원료 출처를 EU에 통보하고, 승인 국가 목록에 등재를 요청해야 한다. 증명서도 제출해야 한다. ‘비상온 보관 식품’과 ‘육류 포함 상온 보관 식품’은 정부의 공식 증명서가 필요하다. 증명서에는 동물성 원료 원산지, EU 규정 준수 여부, 원료 생산 작업장, 잔류물질 프로그램 준수 여부 등이 포함돼야 한다. ‘상온 보관 식품’은 수입 업체가 작성하는 사설 인증서만 있으면 된다. 이 인증서에는 원산지나 복합식품 작업장, 동물성 원료 원산지 관련 정보가 표시된다.


김치·라면 수출업체 어쩌나

EU는 한국산 육류와 육가공 제품의 수입은 불허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수입을 허용하는 한국산 동물 원료는 수산물이 유일하다. 한국산 김치의 유럽 수출에 비상이 걸린 이유다. 젓갈이 동물유래 가공식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젓갈 생산업체는 EU로부터 작업장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EU에서 김치 수출액은 797만5000달러(1879t)다. ‘종가집’ 브랜드를 앞세운 대상 과 ‘비비고’ 브랜드를 운영하는 CJ제일제당이 주요 수출업체다. 특히 대상 의 김치 수출 물량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다음 달까지 EU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새 식품안전규정안이 지난해 말 고지됐는데 EU 승인을 받으려면 7~8개월이 소요된다"며 "정부도 최대한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칫하면 다음 달부터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젓갈과 같은 원료는 협력업체 공장에서 납품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수십여 개의 납품업체 공장도 모두 EU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 대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산물 라면에 들어가는 스프도 규제를 받는다. 오징어 분말이 4%가량 함유된 라면 스프가 전체 라면 중량의 0.5% 미만에 해당하더라도 오징어 분말을 생산하는 작업장은 EU로부터 승인을 받아야만 수출길에 오를 수 있다. 농심 등 라면업체들은 스프 원료를 가공하는 협력업체 공장이 빠른 시일 내 EU 승인을 받도록 노력하고 있다. 알류와 우유의 경우 국내 원료를 사용할 수 없어, 수입 원료 사용 조건으로 EU 승인을 받으려고 추진 중이다.


EU 시장 성장성 높아

식품업계의 EU 수출 규모는 일본, 미국, 중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업체들이 EU시장에 정성을 쏟는 이유는 성장성이다. ‘K푸드’의 깃발을 꽂을 시장이다 보니 까다로운 EU 규제를 맞춰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대 EU 농식품 수출은 김치, 소스류, 라면 등의 수출 호재에 힘입어 지난해 약 5억5400만달러를 기록했다. 라면은 신제품 출시와 코로나19 특수로 인해 5700만달러를 수출, 직전년도 대비 48% 증가했다. 김치에 대한 유럽인들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코로나19를 뚫고 한국에서 독일로 수출된 김치의 양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119만달러다. 한국에서 수출한 김치를 100만달러 이상 수입한 국가는 총 14개국으로 총 수출액 1억4400만달러에 이른다. 면역 증진에 좋다는 연구 결과와 K팝 등의 영향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에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CJ제일제당, 대상 , 농심 등이 모여 논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늑장 대응에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관련 설명회 및 간담회를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해수부에서는 국내에서 젓갈류를 만드는 공장에 대해 EU 등록을, 식약처에선 증명서 발급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며 "수출에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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