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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 보호장비 공장의 北노동자들…"현대판 노예처럼 착취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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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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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위해 각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개인 보호장비가 사실은 수백 명에 달하는 북한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의 결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이들의 수입 대다수를 북한 당국에서 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엔 제재를 위반한 처사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백명의 북한 노동자가 '현대판 노예'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 공장과의 거래가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보건사회복지부(DHSC)는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단둥의 여러 공장에서 생산한 수십만 벌의 전신 보호복을 수입해왔다. 그런데 이곳에 북한 노동자가 근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생산에 투입된 북한 노동자들은 대체로 여성으로, 휴식시간도 없이 하루 18시간 작업에 투입됐으며 지속해서 감시를 받고 마음대로 공장을 이탈하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이들이 받은 급여 70%는 북한 당국이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 공장의 관계자는 "북한 노동자들은 북한 당국의 통제 속에 국가를 위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라며 "쉬는 날도 없고 밖에 나갈 수도 없다"라고 전했다.

한편 유엔은 북한의 노동자 수출을 정부 주도의 강제 노동이라고 보고 반인륜적인 인권 침해 범죄로써 금지하고 있다. 북한의 외화벌이를 차단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막는 것이 유엔 제재의 목적이다.


그러나 이번 보도로 보면 영국 정부가 중국 단둥공장에서 보호장비를 수입함에 따라 간접적으로 북한 김정은 정권에 국민 세금을 지원한 꼴이 된다.


한편 이러한 보호장비 수입은 DHSC와 유니스페이스 글로벌 간 수급 계약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보호장비 수급계획을 세웠고, 유니스페이스 글로벌이 주요공급업체가 됐다.


이 회사가 중국 무역업체와 계약하면 다시 이 업체는 북한 근로자가 배치된 단둥의 두 개의 공장에 재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물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같은 방식은 비단 영국 정부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전신 보호복 포장 상자에 중국 단둥의 공장 마크가 찍힌 것이 포착됐다.


남아공과 미국, 독일, 한국, 일본에서도 주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단둥 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다른 공장 두 곳에서도 미국과 필리핀에 보호장비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 지역에 붙은 북한-중국 국기 [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단둥 지역에 붙은 북한-중국 국기 [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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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압록강 주변의 단둥 의류공장들은 수년 동안 북한 노동자를 고용해 제품을 생산해왔다. 중국은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고, 북한 정권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어 서로의 이익이 합치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중국 단둥의 의류공장들은 보호장비를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정비했고, 재빠른 대처 덕에 단둥에만 14개 업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호장비 생산 업체로 등록됐다.


이에 보호장비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에 수백명의 북한 노동자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단둥 지방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6월 간 2100만벌 이상의 보호장비가 생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서류상으로는 북한 노동자가 한 달에 2200~2800위안 (37만4000원~ 47만6000원)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이중 극히 일부만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휴먼 라이트 리소스 센터의 필 블루머 사무국장은 "정부가 비상 수급 규정을 활용해 개인 보호장비 생산에 참여하는 노동자의 위험 요소도 파악하지 않은 채 계약을 맺어서는 안 된다"라며 "이는 결국 노동자 착취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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