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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에게 '자동차'는 애증…그의 못 이룬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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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자동차'는 애증의 대상이다. 스피드와 드라이빙을 즐기는 소문난 자동차광(狂)이었지만 자동차 사업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 자동차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진두지휘했지만 2000년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 회장은 에세이에 "나는 자동차 산업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공부했고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전 세계 웬만한 자동차 잡지는 다 구독해 읽었고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 경영진과 기술진을 거의 다 만나봤다. 즉흥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고 10년 전부터 철저히 준비하고 연구해왔다"며 각별한 애착을 드러냈다.


삼성은 '죽어가는 부산 경제를 살리자'는 명분 아래 부산 신호공단을 근거지로 상용차 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승용차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1994년 김철수 상공부 장관이 삼성의 승용차 사업 기술도입신고서를 수리한다고 밝히는 등 이 회장의 꿈은 실현되는 듯했다. 1995년 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뜨고 이듬해 이 회장은 부산을 찾았다. 프로젝트명 KPQ(SM5)의 시승회도 열렸다. 이 회장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때 평소 타던 메르세데스-벤츠 대신 삼성자동차 최고급 사양 모델인 SMS525V를 타고 간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당시 삼성자동차는 차 한 대를 팔 때마다 150만원의 손실이 나던 사업체였다. 기아차 도산 사태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금융당국은 삼성에 결단을 내릴것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눈물을 머금고 삼성자동차를 포기했다. 법정관리에 맡기고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채권단에 증여하기로 하고 근로자와 하청 업체에 대한 보상안도 내놨다. 삼성자동차는 2000년 르노에 넘어가고 이 회장의 자동차 도전은 아쉽게 끝을 맺었다.


호암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후계자로 낙점돼 경영 수업을 받던 시절 유공(대한석유공사) 인수에 실패한 경험도 쓰라리다. 삼성의 해외사업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던 이 회장은 당시 민영화를 추진하던 유공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선경에 내주고 말았다. 이 회장은 한동안 아버지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해야 했다. 하지만 젊은 시절 사업상 큰 실패는 경영자 이건희에게 더 큰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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