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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3분기 실적 선방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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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3분기 1조1666억원 순이익
코로나 대출 내년부터 부실 반영될듯
리스크 부담 커지는 금융지주
이자도 못갚는 한계기업 증가

4대 금융지주, 3분기 실적 선방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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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민영 기자] 은행권이 3분기 호실적 전망 속에서도 좀처럼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각종 유예ㆍ완화 조치, 대출의 증가 등으로 당장 성적표에 찍히는 숫자는 양호하겠지만 켜켜이 쌓이는 부실의 뇌관에 언제 불이 붙을지 몰라서다. 은행권은 특히 100조원을 훌쩍 넘긴 코로나19 금융지원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 탓에 좌불안석이다.


22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의 금융지원 방안이 처음 발표된 지난 2월 이후 이달 16일까지 약 8개월 동안 소상공인ㆍ중소기업 등에 총 70만6000건, 42조5000억원의 신규 대출을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3월까지로 기간이 확대된 소상공인ㆍ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 조치는 23만3000건, 66조7000억원이 이뤄졌다. 둘을 합치면 109조2000억원에 이른다. 은행권은 이처럼 신규집행ㆍ만기연장된 대출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부실 지표에 반영될 것으로 바라본다.

한 시중은행의 여신 담당 임원은 "사실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의 상당 부분은 대손의 영역으로 보는 것이 맞다"면서 "언제, 어느 정도의 부담으로 다가올 지를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대규모 부실이 마치 눈에 덮여 있는 듯이 당장 시야에 들어오지 않을 뿐이라는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경제 전반, 특히 실물 부문의 여건이 획기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한 코로나19 피해에 따라 자영업자 등이 받아간 대출은 거의 그대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대출 만기연장을 받은 차주의 경우 내년 초까지 자금사정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조치가 끝난 직후인 4월부터 곧바로 연체에 묶이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2021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금융업 전반의 건전성 지표가 일부 착시효과를 반영하고 있으며 잠재 부실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백 연구위원은 "대출 만기연장, 각종 규제비율 유연화 조치 등이 일단락되는 내년 6월 이후를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대손충당금 적립에 열을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올해 1분기 110.6%에서 2분기 121.2%로 높아졌다. 상반기 은행들의 대손비용은 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원 늘었다. 2분기에만 하나은행이 약 3500억원, 우리ㆍ신한은행은 2700억원, KB국민은행이 1400억원, NH농협은행이 18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충당금 추가 적립이 4분기 이슈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한계기업, 즉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흐름도 은행권을 압박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한계기업은 3475곳으로 전년대비 239곳(7.4%) 늘어났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8년 12월 3.1%였던 한계기업의 예상 부도확률이 올 6월 중 평균 4.1%로 상승하는 등 신용위험 또한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KB금융지주는 3분기 1조16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대비 24.1%, 전 분기 대비 18.8% 증가했다. 다른 금융지주들의 3분기 실적도 대체로 '선방'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내놓은 KBㆍ신한ㆍ하나ㆍ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 합산 전망치는 약 3조9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2400억원)에 견주면 4.7% 가량 낮지만 올해 1ㆍ2분기보다는 개선돼 코로나19 국면을 고려하면 호실적에 해당한다는 평가다.


이런 전망은 지주 전체 순이익의 약 70%를 차지하는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의 결과다. 초저금리 기조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이어졌으나 하락폭이 둔화하고 대출이 크게 불어났다. 은행 관계자는 다만 "영끌ㆍ빚투 등 경기와 시장의 불안정성에 따른 투자수요가 대출로 흡수된 것이라서 견고한 성장으로는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은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줄줄이 발표된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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