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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장수 상징 '인삼 문화', 무형문화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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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재배·가공 기술, 인삼 관련 음식 등 포괄…보유자·보유단체는 제외
"몸에 이롭고 귀한 약재라는 사회문화적 상징성, 한국인 정서에 뿌리내려"

인삼 판매를 위한 손질

인삼 판매를 위한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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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은 한국을 대표하는 약재다. 삼국시대부터 수교와 교역에 사용됐다. 귀하고 효능이 우수해 특별하게 인식됐다. 중국 한나라 말 완간된 '명의별록'에 고구려인이 인삼을 예찬하는 시가 수록됐을 정도다. 사서에 기록된 첫 인삼 교역은 백제 무령왕이 513년 양나라 무제에게 보낸 공물. 이어 왕위에 오른 성왕도 인삼을 수교에 활용했다. 신라 역시 인삼 외교를 했다. 당 태종이 중국을 통일하자 공물로 보내 친교를 시도했다.


고구려삼, 백제삼, 신라삼 등으로 불린 인삼은 고려왕조가 들어서면서 고려삼으로 통칭됐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재배는 18세기에 크게 성행했다. 재배는 물론 가공까지 했다는 기록이 조선 후기 문헌 '산림경제', '해동농서', '임원경제지', '몽경당일사' 등에서 확인된다.

붉은 과육을 제거한 인삼 씨앗

붉은 과육을 제거한 인삼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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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씨앗의 개갑(開匣·씨앗을 채취한 뒤 수분을 공급하고 온도를 조절해 씨눈의 생장을 촉진하는 방법), 햇볕과 비로부터 인삼을 보호하기 위한 해가림 농법, 연작이 어려운 인삼 농사의 특성을 반영한 이동식 농법, 밭의 이랑을 낼 때 윤도(輪圖·전통나침반)를 이용해 방향을 잡는 방법 등이다. 오늘날까지 인삼 재배 농가에서 전승된다.


문화재청은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인삼 재배와 약용문화'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다고 28일 전했다.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 및 검토하고,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농경 분야의 전통 지식이 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대상은 인삼 문화를 포괄한다. 인삼 재배·가공 기술, 인삼 관련 음식 등이다.


인삼문 자수

인삼문 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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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크게 일곱 가지 가치에 주목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되는 점 ▲조선 시대 각종 문헌에서 그 효과와 재배 기록이 확인된 점 ▲한의학 등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하고, 농업 경제 등 다양한 방면에서 연구 가능성이 큰 점 ▲음식·의례·설화 등 관련 문화가 전승되는 점 ▲약효와 품질이 우수해 역사상 국제 무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점 ▲지역별 인삼조합, 각종 연구기관·학회, 국가·민간 지원 기관 등 수많은 공동체와 관련 집단이 있다는 점 ▲현재도 세대 간 전승을 통해 경험적 농업 지식이 유지되는 점 등이다.

금산에서는 백제 시대에 강처사가 인삼으로 어머니의 병을 고쳤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꿈에서 노인이 알려준 인삼을 집 근처에 심었는데, 그곳이 현재의 금산군 남이면 성곡리 개삼터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허약한 대장간 아들이 금강산에서 인삼을 먹고 기력을 보충해 가업을 물려받았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현재 해가림 시설의 모습

현재 해가림 시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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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은 이처럼 예부터 불로초(不老草) 또는 만병초(萬病草)로 여겨졌다. 그 문양은 각종 생활용품에서 건강과 장수라는 상징성을 발휘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몸에 이롭고 귀한 약재라는 사회문화적 상징성이 한국인의 정서에 깊이 뿌리내렸다"고 했다.


인삼은 재배의 환경이 까다롭고 기간도 4~6년으로 길다. 광합성을 위해 약간의 빛만을 필요로 하는 반음지성 식물이기 때문이다. 외부 온도가 30℃ 이상이면 광합성을 중단하기도 한다. 그래서 주로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서 재배된다. 문화재청은 그 농가가 한반도 전역에 분포해 '씨름(무형문화재 제131호)', '장 담그기(무형문화재 제137호)', '김치 담그기(무형문화재 제133호)' 같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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