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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영의 공선운학①] '체육의 본질은 교육'…이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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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아시아경제가 대한민국 체육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고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학교체육이 조화를 이루는데 필요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전문가 기고를 시작합니다. 사단법인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공선운학)'의 정규영 회장이 제언을 합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이 대학 펜싱팀 회장을 역임한 정 회장은 여기서 지켜본 미국의 학교체육 시스템을 국내에 정착시키기 위해 2015년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홍보와 장학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 학생선수 진학 시스템과 학교체육의 운영, 스포츠클럽 육성, 경기단체 운영 등의 한계를 짚고 해외 사례를 비교하며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할 예정입니다.

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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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의 올바른 정립을 위한 제언



체육의 가장 중요한 역할과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는 여기서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체육을 통해 문화를 알리고 융성하는 것이 목적일까. 이것은 부수적 효과이며 프로스포츠의 상업적인 역할일 뿐이다. 체육의 본질은 교육이다. 체육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과목인 것이다. 우리는 이를 망각하고 있다. 왜 체육이 교육이며 왜 이 부분이 대한민국 체육계를 훨씬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 가장 중요한지, 결론적으로 대한민국 체육 개혁을 위한 바람직한 답안을 앞으로의 글을 통해 제시하겠다.


우리가 초·중·고등학교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성과 건강이다. 이를 가꿀 수 있는 핵심적인 과목이 체육이다. 그러나 현재 교과과목 중 체육이 가장 빈약하고 중요도는 땅에 떨어져 있다. 현재 체육에 대한 이미지는 '공부는 안하고 운동만 하는 운동 선수들만의 과목'이다. 최근 몇 년간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통·폐합하려는 정부 주도의 노력이 있었으나 체육에 대한 이미지는 여전히 이러한 실정이다. 왜일까. 체육의 본질이 교육이라는 것을 전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전한 사회인 육성의 첫 걸음 '스포츠맨십'

학생들은 인격 형성의 과정에서 체육을 통해 정정당당함과 규칙을 배울 수 있다. 반칙을 할 경우 벌칙을 통해 정정당당한 자세를 배우고 규칙에 순응하는 인성을 키우는 것이다. 또 감독과 코치의 지시를 경청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복종심을 배운다. 반복된 훈련과 승리를 위한 노력을 통해 인내를 배우고 흘린 땀의 결과도 맛본다. 패자를 안아주고 승자에게는 박수를 칠 줄 아는 인성도 배운다. 승자를 시기하고 패자를 무시하는 자세는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이기적인 자세보다는 승리와 팀을 위한 희생정신, 나만 잘해서는 안된다는 사실도 배운다.


사회 이슈가 돼 버린 각종 입시 비리 의혹들도 스포츠맨십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부모와 자녀들의 합작품이다. 부모는 자기 자녀들보다 성적이 좋은 남의 자녀를 시기하고 그 자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자기 자녀에게 강요한다. 이기기 위해선 반칙도 상관 없다. 체육에서는 퇴장을 당하고 벌칙을 받을만한 이러한 반칙 행위를 기꺼이 저지른다. 왜일까. 어렸을 때부터 체육을 통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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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교육을 통한 심신 단련, 국가예산 절감의 지름길

인간의 두뇌가 성장하는 결정적 시기는 12살 즈음까지다. 그 시기 두뇌 성장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사회 교류라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사회 교류는 학교 체육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단체 운동을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고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다. 이 과정을 충분히 겪지 않은 학생은 소통과 사회 친화성에 문제가 생기며 더 나아가 두뇌 성장의 골든 타임를 놓치게 된다. 필자는 단체 운동을 통해 자폐증을 치유하고 사회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 수준까지 개선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이처럼 체육은 특수 교육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한편에서는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결과로 잘못된 외모 지상주의가 생겨나 막대한 부작용과 국민 건강을 해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운동을 즐기며 땀을 흘리기 보다는 시술과 수술, 그리고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신의 얼굴과 몸을 보정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좋아요'와 같은 관심을 갈망한다. 실제 사회 생활에서는 주변과의 소통을 줄이고 SNS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에게 집착하는 것이다. 이로 인한 사회성 결여와 잘못된 미의 기준으로 발생되는 직·간접적 사회 비용을 미연에 줄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체육교육이다. 학교에서부터 땀을 흘려 건강을 가꾸는 습관을 만들어 주고 그렇게 가꾼 모습이 아름답다라는 인식을 형성시켜야 한다.


평생 건강을 좌우할 기초 체력을 기를 수 있는 곳도 학교이며 이 역시 체육에 달렸다. 학교에서부터 가꾼 튼튼한 체력으로 국민 건강이 향상되면 건강보험 재정 등 막대한 국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이토록 국가 운영에 중요한 일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닌 '문화관광부'와 '교육체육부'가 먼저 정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체육은 교육이라는 전제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명문 학교들은 이 전제 아래 체육과 '공부하는 학생선수'들을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


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 겸 로러스 엔터프라이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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