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창업자 페이지·브린 경영서 손 뗀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1998년 검색엔진 기업으로 출발한 후 21년 동안 이어져 온 창업자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전문경영인 시대로 전환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T)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두 사람은 알파벳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사람은 이날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알파벳이 잘 정립되고 구글 등 다른 자회사들이 독립적인 회사로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관리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퇴임 이유를 밝혔다. 두 사람의 퇴임은 발표와 함께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페이지와 브린은 1998년 구글을 창업해 검색, 광고, 동영상 등 분야의 세계 최대 IT기업으로 키웠다. 2010년대 초반 2000억달러에 못미쳤던 구글(알파벳) 시가총액은 8931억달러(약 1060조원)으로 불어나며 애플ㆍ아마존ㆍ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 중 한곳으로 자리매김했다.

두 사람은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알파벳의 이사로서 회사의 의사결정에는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알파벳 이사회에서 과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오랜 기간 회사의 경영에 깊이 관여하는 엄청난 특권을 누렸지만, 이제는 조언과 사랑만 쏟고 매일 잔소리는 하지 않는 부모의 역할을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퇴임으로 새 알파벳 수장 자리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겸임하게 된다. 1972년생인 피차이는 인도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스탠포드대학과 와튼스쿨을 졸입했다.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한 뒤 구글로 자리를 옮겼고, 2015년 11월 구글 CEO 자리에 올랐다. 매년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10억개 이상의 스마트폰이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인수해 지금의 규모로 키우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