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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연설, 마음 흔들었는데…美 대학가 기업인 연설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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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친팔레스타인 반전시위 등에 혼란"
기업인 연설 줄어…혼란시 대체 발언 준비하기도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고 시간을 허비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이 생각한 결과에 맞춰 사는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가장 중요한 건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라가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항상 갈구하고, 우직하게 나아가세요.(Stay hungry, stay foolish)"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한 이 연설 내용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연설로 꼽힌다. 췌장암 진단을 받은 지 1년 된 상태에서 내놓은 그의 발언은 당시 전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었다.

잡스 연설, 마음 흔들었는데…美 대학가 기업인 연설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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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졸업식에서 상징과도 같았던 기업인과 유명인의 연설이 올해는 빠르게 사라지는 모습이라고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올해 포천이 선정한 50대 기업인 중 대학 연설자로 나선 인물은 3명뿐이었다. 미 대학가에서 지난 4월부터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친(親)팔레스타인 반전시위가 번져나가면서 대학 졸업식 연설 발언 자체가 일종의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등 기업인뿐 아니라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들이 줄줄이 대학 졸업식 연설자로 나섰던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지금까지 잡스 창업자를 비롯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소 일곱 차례 대학 졸업식 연단에 섰다.


전문 연설문작성자 협회의 데이비드 머레이 이사는 기업 CEO가 이러한 대학 환경에서 쉽사리 연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듯하다면서 "올해는 (그러한 상황이) 적을수록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이 "직원들에게 '투표하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전에는 무난하게 받아들여졌던 말이 일부에게는 당파적으로 들리는 때"라고 설명했다.


한국과는 달리 미 대학은 5월에 주로 졸업식을 진행한다. 현재 진행중인 시위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미시건대에서 열린 졸업식에 팔레스타인 깃발이 펼쳐지는가 하면, 하버드대 졸업식 행사 중 졸업생 수백명이 집단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부터 미식축구 선수인 해리슨 버커까지 올해 대학 졸업식 연설자 대부분이 발언을 두고 정치적 의도에 대해 논란이 빚어졌으며, 일부는 소송에 걸리는 일도 발생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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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컬럼비아대는 5월 15일로 예정된 전체 졸업식을 취소했고, 뉴욕시립대 법대는 졸업식 연설자가 없을 것이라 사전 안내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문 연설문작성자들은 올해 만약 졸업식에서 파행이 빚어지면 연설할 때 대체할 발언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일부 기업인들은 연설하기보다는 대학 총장 등 학교 관계자와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경우 올해 조지아 공대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졸업식 연설을 하는 대신 지난 1월 행사에서 5분간 짧은 연설을 한 뒤 졸업 가운을 내려놓고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 공대 총장과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미국의 PR 컨설팅 회사인 에델만의 기업 평판 업무 담당인 케이트 린쿠스 수석 부사장은 콘퍼런스에서도 기조연설이 가벼운 형태의 노변담화로 대체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졸업식 연설은 몇 남지 않은 긴 형식의 연설 중 하나"라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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