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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文대통령의 부산 초청, 고마우나 갈 이유없다"(종합)

최종수정 2019.11.21 15:48 기사입력 2019.11.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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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
"南, 작년 평양·판문점 약속도 못 지켜"
"형식적 북남회담, 안 하느니만 못 해"
김연철 방미엔 "구걸행각" 외세의존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만난 뒤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옹으로 배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만난 뒤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옹으로 배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산 초청에 대해 "남측의 기대와 성의는 고맙지만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부산에 나가셔야 할 합당한 이유를 끝끝내 찾아내지 못한 데 대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21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다' 제목의 기사에서 "과연 지금의 시점이 북남수뇌분들이 만날 때이겠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신은 "지난 11월 5일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이번 특별수뇌자회의(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왔다"며 초청장 접수 사실을 공개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25일부터 3일간 부산 벡스코 일원에서 열린다. 정부는 김 위원장을 초청하고 실제 방문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왔다.


그러나 통신은 김 위원장이 부산에 가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남측이 정치적인 이유로 김 위원장의 부산 방문을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신은 먼저 남한이 여전히 외세의존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남측은) 북남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의연히 민족공조가 아닌 외세의존으로 풀어나가려는 그릇된 입장에서 탈피하지 못하고있는것이 오늘의 엄연한 현실"이라고 했다.


또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방미를 거론하며 '구걸행각'이라고 비난했다. 통신은 "지금 이 순간에조차 '통일부' 장관이라는 사람은 북남관계문제를 들고 미국에로의 구걸행각에 올랐다"며 "애당초 자주성도 독자성도 없이 모든 것을 외세의 손탁(손아귀)에 전적으로 떠넘기고 있는 상대와 마주앉아 무엇을 논의할수 있고 해결할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8월25일수산사업소와 새로 건설한 통천물고기가공사업소를 현지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수산사업소를 둘러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8월25일수산사업소와 새로 건설한 통천물고기가공사업소를 현지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수산사업소를 둘러보고 있다.




아울러 한국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 정권붕괴론' 등에 대해서도 거칠게 반응했다. 통신은 "남조선의 보수세력들은 현 정권을 '친북정권'이니, '좌파정권'이니 하고 입을 모아 헐뜯어대고 그 연장선 위에서 '북남합의파기'를 떠들며 우리에 대한 비난과 공격에 그 어느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전 정권에서도 감히 들어볼수 없었던 '북 정권교체'니, '북 붕괴유도'니 하는 망언까지 튀여나오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그러면서 "마른나무에 물내기라고 이런 때에 도대체 북과 남이 만나서 무엇을 할 수 있으며 그런 만남이 과연 무슨 의의가 있겠는가"하고 되물었다.


통신은 "(남측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반성과 죄스러운 마음으로 삼고초려를 해도 모자랄 판국"이라면서 "민족의 운명과 장래문제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다른 나라 손님들을 요란하게 청해놓고 그들의 면전에서 북과 남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싶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북과 남사이의 근본문제, 민족문제는 하나도 풀지 못하면서 북남수뇌들사이에 여전히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냄새나 피우고 저들이 주도한 '신남방정책'의 귀퉁이에 북남관계를 슬쩍 끼워넣어보자는 불순한 기도를 무턱대고 따를 우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판문점과 평양, 백두산에서 한 약속이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는 지금의 시점에 형식뿐인 북남수뇌상봉은 차라리 하지 않는것보다 못하다는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북남관계의 현 위기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똑바로 알고 통탄해도 늦은 때에 그만큼 미국에 기대다가 낭패를 본것도 모자라, 이제는 주소와 번지도 틀린 다자협력의 마당에서 북남관계를 논의하자고 하니 의아할 따름"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다만 북측은 최근 대남 강경기조와는 다소 결이 다르게, 문 대통령의 성의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통신은 "우리는 남측이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부산방문과 관련한 경호와 의전 등 모든 영접준비를 최상의 수준에서 갖추어놓고 학수고대하고있다는것도 모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이 기회라도 놓치지 않고 현 북남관계를 풀기 위한 새로운 계기점과 여건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와 번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합의문을 들고 서 있다. <사진=평양공동취재단>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합의문을 들고 서 있다. <사진=평양공동취재단>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김 위원장에게 사실상 공개 초청장을 보낸 바 있다.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는 싱가포르와 필리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10개 회원국이 모두 참가한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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