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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20년 공실 건물에 들어선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실패하면 유령시장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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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삼척시·상인회·이마트가 만든 상생 현장
주변 상인·고객 모두가 만족 "더 큰 발전 기대"

강원도 삼척시 중앙시장에 마련된 노브랜드 상생매장 전경. 왼쪽에 고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엘레베이터가 보인다. 사진=성기호 기자 kihoyeyo@

강원도 삼척시 중앙시장에 마련된 노브랜드 상생매장 전경. 왼쪽에 고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엘레베이터가 보인다. 사진=성기호 기자 kihoye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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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강원도)=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와 불 들어온다. 상생가게 간판 불 들어온다" "그냥 볼 때는 몰랐는데, 불 들어오니까 더 이쁘네. 맞지?"


24일 강원도 삼척시 중앙시장. C동 2층에 자리잡은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간판에 불이 들어오자 바로 앞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가벼운 탄성을 쏟아냈다. 이들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함께 상생스토어가 과연 중앙시장을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동시에 교차하고 있었다.

이마트의 대표적인 상생사업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강원도 삼척 중앙시장에 10호점을 냈다. 오픈 당일 찾은 중앙시장은 입구에서부터 다른 전통시장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풍경이 눈길을 끌었다. 삼척중앙시장 상인회 일동의 이름으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입점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걸린 플랜카드가 시장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대형마트 입점 결사 반대' '00간 장사해온 상인들은 다 죽으라는 말이냐' 등과 같이 전통시장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반대 문구가 아닌 환영 플랜카드가 무척이나 이채로웠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의 반응도 하나같이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중앙시장에서 30년간 반찬을 팔아왔다는 한 여성 상인은 상생스토어의 입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번에도 실패하면 유령시장이 계속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강원도 삼척시 중앙시장 상인회가 마련한 상생스토어 환영 플렌카드. 사진=성기호 기자 kihoyeyo@

강원도 삼척시 중앙시장 상인회가 마련한 상생스토어 환영 플렌카드. 사진=성기호 기자 kihoye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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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장 상인들이 큰 기대감을 갖는 이유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들어서는 건물이 무려 20년 가까이 공실을 이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장시장 건물 주변에서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예전에는 2층과 3층에 가벽을 세우는 형식으로 포차 등 술집이 많이 들어섰다"며 "하지만 경기가 어려워지자 식당들이 망해 나가고, 그나마 장사가 되는 식당은 1층으로 내려오면서 20년 가까이 유령건물이 됐다"고 말했다.

삼척시의 고민도 여기에 있었다. 전통시장 한 가운데 커다란 공실 건물이 있다는 것은 부근 상권과 지역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삼척시는 이같은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중앙시장 건물 2층과 3층을 전부 사들이면서 중앙시장의 변화를 모색했다. '복지부동'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공무원 사회에 대형유통업체 유치 및 투자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된 것이다.


정재영 삼척시 경제과 과장은 "중앙시장의 경우 장기간의 공실로 인해 우범지대로 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550여개의 매장 중 167개소가 20여년간 비어있을 정도로 침체를 겪고 있었다"며 "김양호 삼척 시장을 비롯 시 의회와 공무원 조직이 더 이상 지역 상권이 죽여서는 안된다는 경각심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척시의 과감한 투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시장내 간판을 모두 교체하는 가 하면, 주변에는 대규모 주자창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을 진행중에 있다. 삼척시는 현재 147면인 주차 공간을 타워 형식으로 개선해 370면까지 늘리는 사업을 진행중이다. 이와함께 주차장 주변 오랜된 가옥들을 사들여 환경개선작업까지 함께 진행중이다.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 마련된 '키즈 라이브러리'. 전통시장에 위치해 있지만 대형 쇼핑몰에 버금가는 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사진=성기호 기자 kihoyeyo@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 마련된 '키즈 라이브러리'. 전통시장에 위치해 있지만 대형 쇼핑몰에 버금가는 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사진=성기호 기자 kihoye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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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중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날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방문한 한 여성 고객은 "일단 엘레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며 "유모차를 끌고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새롭다"고 말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엘레베이터가 운영된다. 지역 주민 중 노년층이 많아 계단을 오르기 어렵다는 분석에서 마련된 엘레베이터이지만 갓난 아이를 두고 있는 부부들을 위해서도 적지 않은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상생스토어와 함께 영업을 하는 청년몰 상가도 기대가 높다. 이날 오픈과 함께 장사를 시작한 '카페 슬로우 트레블러' 김성현 사장은 "사업을 시작하는데 불안함이 많았다. 만약 노브랜드 매장과 키즈카페가 없었다면 여기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변환경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손님이 찾아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삼척시 중앙시장에 마련된 노브랜드 상생매장 전경. 사진=성기호 기자 kihoyeyo@

강원도 삼척시 중앙시장에 마련된 노브랜드 상생매장 전경. 사진=성기호 기자 kihoye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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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생스토어가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노브랜드 매장 주변 청년몰 상점이 여전히 마감이 되지 않아 본격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곽동욱 삼척중앙시장 청년몰 조성사업단 단장은 "입점 모집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다양한 혜택을 준비하고 현재 계속 모집중에 있다"며 "노브랜드 매장과 다양한 어린이 시절이 앵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픈 이후 입점을 원하는 상인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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