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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이어폰 볼륨 무심코 높였다가…나 혹시, 회복불능 '사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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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소음성 난청' 주의보

-고음영역대 영구적 감각신경성 청력 손실로 재생방법 없어

-스트레스·우울증·인지장애·치매유발…조기발견·치료 중요

[건강을 읽다]이어폰 볼륨 무심코 높였다가…나 혹시, 회복불능 '사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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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직장인 이모(27)씨는 출퇴근할 때나 업무상 이동할 때 늘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다닌다. 처음에는 작은 소리로 들었지만 주변 소음에 점점 볼륨을 높였다. 그런데 이제는 같은 볼륨인데도 예전만큼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이어폰을 사용해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갤럭시 버즈'나 '애플 에어팟'과 같은 무선 이어폰이 '필수템'이 되면서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다. 실외에서 이어폰을 사용하다 보니 간혹 주변에서 다 들릴 정도로 볼륨을 높이는 사람도 더러 있다. 이렇게 장시간 큰 소리에 노출되다 보면 청력에 악영향이 미친다. 심하지 않은 난청이라도 의사소통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정진세 연세대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는 "소음성 난청으로 망가진 청력을 회복시킬 방법은 현재까지 없다"며 "난청은 장시간 방치하면 사회생활이 어려워지고 우울증, 인지기능 장애, 치매의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예방과 조기 발견ㆍ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90dB 이상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면 위험= 난청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유전성 요인, 소음이나 여러 약물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중에서도 소음성 난청은 공장 기계, 총기, 자동차, 큰 소리의 음악, 광고 방송 등 생활 주변에 산재한 소음에 의해 발생한다. 현대인들은 이어폰이나 노래방, 컴퓨터 게임, 클럽, 스포츠 경기장 등 문화생활에서도 다양한 소음에 노출된다. 보통 75데시벨(dB) 이하의 소리는 난청을 유발하지 않는다. 버스, 지하철, 식당 내 소음이 80dB 정도인데 이러한 장소에서 음악 소리를 들으려면 90dB 이상의 볼륨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반복적으로 되풀이하고 이어폰을 통해 큰 소리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청력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


소음성 난청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질병통제센터의 보고(2017)에 따르면 20대도 이어폰 등 일상생활에서의 소음 때문에 난청에 걸릴 수 있다. '잘 들린다'라고 답한 4명 중 1명꼴로 소음성 난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12~19세 청소년기 난청 유병률이 26%나 된다는 조사(국민건강영향조사)도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대한이과학회가 2016~2017년 전국 중학교 57개교, 고등학교 53개교에서 3013명을 대상으로 청력 실태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난청 비율이 중학교 1학년 17.9%, 고등학교 1학년 16.5%였다. 이는 가청역치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청소년기의 정상 청력인 15dB을 초과하는 비율이다. 청소년의 난청은 과다한 이어폰 사용, PC방 이용 등 소음 노출과 관련이 있었다.


소음성 난청은 수년 또는 수십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는 만큼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처음엔 소음 환경에서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렵다. 그러다가 일상생활에서도 말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 특히 공통적으로 고음 영역(4㎑ 대역)의 청력 손실이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고주파인 여성이나 아이들의 말소리를 듣는 데 지장을 느끼게 된다. 전화 통화 시에는 상대적으로 알아듣기 쉽다. 통화 소리는 주로 3㎑ 이하의 음역대를 사용해서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들리지 않는 범위가 저주파 영역까지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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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최대 볼륨의 60% 이하로"= 보통 소음성 난청이라고 부르는 것은 영구적 감각신경성 청력 손실이다. 소음 노출 후 휴식 기간을 두면 청력이 회복되는 가역성 청력 손실(일시적 청력 손실)과는 다르다.


강우석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소음성 난청이 총성이나 폭발음과 같이 아주 큰 소리를 들었을 때만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어느 정도 충분한 강도의 소음에 일정 기간 노출되면 누구나 생길 수 있다"며 "경도의 난청이라도 의사소통 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청력이 떨어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일상 대화 도중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데 결국 피로, 불안,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심한 경우 맥박과 혈압에도 영향을 주며 소화 장애, 자율신경계 이상도 초래할 수 있다. 노인 환자의 우울증, 치매, 인지능력 장애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깝게도 소음성 난청으로 망가진 청력을 되돌릴 방법은 현재까지 없다. 이미 손상된 청각세포는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직업과 관련한 장기적 소음 노출에 의한 소음성 난청은 치료가 불가능해 예방과 조기 발견이 더욱 중요하다.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려면 일단 소음을 줄여야 한다. 아주 시끄러운 장소에서는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고 최대 볼륨의 60% 이하로 듣는 습관을 들인다. 정 교수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잠들지 않도록 하고 외부 소음을 막을 수 있는 차폐형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작업장에서는 개인용 청력 보호장구를 사용해 85dB 이하로 소음을 줄이고, 소음에 노출된 후에는 되도록 충분한 시간 동안 소음을 피해야 한다. 청력 보호장구로는 귀마개형과 귀덮개형이 있다. 귀마개형은 저주파 영역, 귀덮개형은 고주파 영역의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100~150dB 이상의 소음 환경에서는 두 가지를 모두 착용할 필요가 있다.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아 소음성 난청을 조기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소음성 난청이 발생했다면 적합한 보청기를 사용하거나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통해 일정 부분 청력 회복이 가능하다. 강 교수는 "심한 난청일 경우 보청기 사용과 훈련이 필요하다"며 "만약 시끄러운 환경에서 상대방의 말이 웅얼거리는 것처럼 들린다면 고주파 음역에서의 청력 손실의 시작일 수 있으니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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