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두 번째…FOMC 의사록에 美장단기 국채금리 또 역전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경기 침체의 신호로 평가되는 미국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이 21일(현지시간) 또 다시 발생했다. 일주일 만에 두 번째다. 지난달 금리인하가 '중기 조정(mid-cycle)'에 불과하다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직후 이른바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이날 오후 4시 직전에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년 만기 국채 금리를 밑도는 역전현상이 확인됐다. 이후 10년물 금리는 1.587%, 2년물 금리는 1.569%를 기록하며 역전현상은 해소됐으나 금리 스프레드는 불과 1.8bp(1bp=0.01%포인트)에 불과하다.

CNBC는 "일주일 만에 두 번째로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스프레드가 마이너스(역전)를 나타냈다"며 "FOMC 의사록 공개 후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충분한 부양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두려움이 잇따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개된 FOMC 의사록에는 Fed 위원들이 7월 금리인하를 '중기 조정' 차원의 인하라고 평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향후 통화정책이 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점과 미리 정해진 코스를 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피하는 접근을 선호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미 국채의 장ㆍ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통상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 리트머스지로 평가된다. 1978년 이후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역전 현상은 다섯 번 발생했고 모두 평균 22개월 내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지난 14일 금리 역전 직후 시장이 요동친 것도 조만간 경기 침체가 닥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된 여파였다.

당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올 들어 최대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만 이날 뉴욕증시는 타깃 등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호조를 나타내며 소폭 상승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확인되는 침체 신호가 지속될 경우 증시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지만 당장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인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경우 2006년 하반기 장ㆍ단기 금리 역전 후 침체까지 487일이 소요됐다. 이에 앞서 2000년에는 213일, 1989년에는 390일 상당이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