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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교수 최기영'과 '장관 최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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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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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상아탑 개각'이라고 부를 만하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장관 10명 중 4명이 대학교수 출신이다.


그 중에서도 30년 학자 외길 인생을 걸어온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는 교수 색채가 가장 강하다. 폴리페서로 불릴 만한 활동 없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스페셜리스트로 살아왔다. 같은 교수 장관이라고 하나 대외 활동이 잦은 조국 후보자(법무부), 조성욱 후보자(공정위)와도 결이 다르다.

공무원들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국회공화국, 행정부 위의 입법부, 의회독재'라는 말은 관료사회에서 엄연한 현실이다. 국회가 모든 사안의 종결자 역할을 해 3권 분립이 무색한 상황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장관에게 관료들이 거는 기대는 단 한가지, 정무적 감각이다. 구체적으론 국회 설득력이다. 특히 여당(더불어민주당)이 '세게 도와주도록 하는 것'이 장관의 최우선 과제다. 시행령 하나하나까지 간섭하는 국회와 원만하게 업무를 조율하고, 부처의 핵심 법안들이 추진력을 갖고 국회의 벽을 넘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게다가 과기정통부의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식물 상임위'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지난 2년간 563개 법안 중 100여개를 처리, 법안 처리율 17.8%로 국회 상임위 중 가장 낮은 성과를 보였다. 이런 와중에 소프트웨어진흥법, 데이터3법에 속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통합방송법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하다.


최기영 후보자는 연구자로서 올곧게 걸어왔고 학생들에게도 존경받는 등 학자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는 것과 장관으로서 정책을 수행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최 후보자가 정중동(靜中動)하거나, 국회를 설득하고 소통하는데 소홀히 한다면, 4차 산업혁명의 주무부처이자 '세계최초 5G'의 아젠다를 주도할 공룡부처인 과기정통부의 힘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최 후보자는 12일 첫 출근길에서 "교수를 그만두면 새벽까지 논문 쓸 일이 없는 줄 알았는데 잘못 생각했다"며 밤새 쓴 소감문을 읽었다. 2기 내각이 곧 시작된다. '교수 최기영'이 아닌 '장관 최기영'의 도약을 기대해본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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