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내달 '리베이트 쌍벌제' 앞두고 자영업자 불만 고조…주류업체는 '긴장'

최종수정 2019.06.19 10:24 기사입력 2019.06.19 10:24

댓글쓰기

막바지 주류대출·물량 지원 요청 빗발
자영업자 '개정안 반대' 국민청원도
제조사 "주류거래질서 확립 취지 공감…마케팅 방향 고민"

지난 4월 28일 서울 시내의 한 주류판매점에서 한 소비자가 소주를 고르고 있다. /윤동주 기자 doso7@

지난 4월 28일 서울 시내의 한 주류판매점에서 한 소비자가 소주를 고르고 있다. /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다음달부터는 주류 리베이트 관련 처벌이 강화돼 무이자 주류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기존 생맥주 대출이 2~3달 후쯤 끝나는 분들은 남은 금액을 상환하고 바로 재대출 받으면 됩니다. 대출이 필요 없는 분들은 다른 브랜드 맥주로 갈아타면서 최대한 물량 지원을 받으세요."


다음달부터 술을 사주는 대가로 받던 주류 지원금(리베이트)이 금지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주류 제조ㆍ수입ㆍ도매업체 뿐 아니라 제공받는 소매업체도 함께 처벌받는 '쌍벌제'를 포함하고 있는 데다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 소비침체로 힘든 상황에서 업체로부터 주류 및 물품 지원을 받을 수 없어서다. 주류회사로부터 지원금을 못 받는 만큼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식당들이 술값을 올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주류 제조자나 수입업자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도매업자, 소매업자(유흥음식업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주류 관련 국세청 고시 및 훈령 개정안'이 시행된다. 국세청이 현재 주류업체와 자영업자 사이에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금품 및 주류제공 등 일명 리베이트의 엄격한 규제를 선포한 데 따른 것이다.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지원금을 주는 주류제조사ㆍ도매업자 등만 처벌했던 기존 제도를 강화, 소매업자들이 지원금을 받는 경우에도 처벌받는 '쌍벌제'를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내달 '리베이트 쌍벌제' 앞두고 자영업자 불만 고조…주류업체는 '긴장'


대다수의 자영업자들은 개정안 시행에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주세법 개정안 반대' 관련 게시글에 동참한 인원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4209명을 돌파했다. 자영업자 대다수가 걱정하는 부분은 ▲주류업체를 통해 지원 받던 무이자 주류대출 폐지 ▲주류 제조원가ㆍ구입가격 이하 판매 금지 ▲소줏잔 등 물품 제공 금지 등이다.


특히 주류대출은 주류 도매상, 제조사 등이 자사 술을 일정 기간 이용하는 대가로 자영업자들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형태다.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1ㆍ2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자영업자, 창업자 등이 연간단위 계약을 통해 주류대출을 이용해왔다. 현행 고시가 '금품 및 주류 제공 또는 외상 매출금을 경감함으로써 무자료 거래를 조장하거나 주류 거래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 금지'로 다소 모호했으며 적극적 단속에 나서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내달 '리베이트 쌍벌제' 앞두고 자영업자 불만 고조…주류업체는 '긴장'

개정안은 주류 제조자 및 수입업자, 소매업자 등을 대상으로 '형식 또는 명칭이나 명목 여하에 불구하고 금품, 주류 및 용역을 제공하거나 제공 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당연히 주류대출도 금지된다. 한 주류 도매업체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서둘러 주류 대출을 마무리하거나 '덤'으로 제공되는 주류를 제공 받으려는 자영업자들로 인해 전화가 불통이 될 지경"이라고 귀띔했다.

술값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주류업체로부터 장려금이나 할인, 물품 지원 등을 통해 손실을 메꿔 온 자영업자들이 결국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서울 성북구에서 한 주점을 운영 중인 김우재(61)씨는 "업체로부터 지원 받던 대출과 물품이 모조리 끊기면 당장 경제적인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부터는 주류, 음식 가격을 올려 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한숨쉬었다. 주류대출과 가격 할인 등을 방패 삼아 판촉활동에 나서왔던 대형 도매상들의 걱정도 늘었다.


주류제조사들의 반응은 갈린다. 주류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후발 기업들은 판촉 활동에 규제가 가해지면 실적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A 기업 관계자는 "금전적 혜택이 아닌 도ㆍ소매 업체들과의 유대관계, 전반적인 브랜드 마케팅 등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어떤 방향으로 경쟁사와의 차별점을 구축해나가야 할 지 내부 고민이 깊다"고 털어놨다.


B 기업 관계자는 "고시 위반행위 '개수 산정 기준'이 신설되며 리베이트 적발 기업이 물어야 할 과태료가 대폭 늘어나 전반적으로 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기존까지는 특정 지역 여러 업소의 리베이트 행위가 동시 적발될 경우 1건으로 분류했지만 다음달부터는 모든 업소의 고시 위반행위에 대해 일일이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볼 때 주류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이라는 점에 공감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수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세법 개정, 고시 변경 등으로 당분간 주류업계가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지금 쓰는 번호 좋은 번호일까?

※아시아경제 숫자 운세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