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0일 취임 6개월을 맞는다. 하지만 홍 부총리 스스로도 경제가 워낙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힌 만큼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지난해 12월10일 임명장을 받아든 이후 악화된 경제를 살기기 위해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경제활력대책회의로 이름을 바꾸는 등 전력투구했지만, 주요 거시경제 지표는 이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홍 부총리의 지난 6개월 키워드는 현장 방문과 소통, 경제 활력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7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취임 후 소통 라운드 테이블을 14차례 진행했으며 경제활력대책회의는 16차례 주재했다.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는 시스템반도체 육성과 바이오헬스 혁신 등의 방안을 제시했고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대상 사업과 예타 개편 같은 굵직한 제도 개편도 추진했다. 지난 5일에는 50년간 이어온 주세 부과 체계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편하는 방안을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또 강원 속초시 산불, 미세먼지, 경기 침체 등에 대응하기 위해 6조7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경제 활력에 방점을 찍고 분주히 현장을 누볐지만 경제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지난 4월 경상수지는 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유럽 재정 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 4월 이후 7년 만에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0.3%로 역성장을 기록했고 4월 실업률은 1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특히 한국은행은 1분기 GDP 감소율을 전 분기 대비 0.4%로 수정해 홍 부총리를 난감하게 했다.
5월 수출은 9.4% 감소한 459억10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ㆍ중 무역 갈등이라는 외부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제사령탑인 홍 부총리의 입지 역시 좁아질 수밖에 없다.
홍 부총리는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당초 제시한 성장률 목표인 2.6~2.7%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성장률 목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경제사령탑이 또다시 고개를 숙여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홍 부총리는 이날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취임 6개월째인 오는 10일에는 조용히 업무에 매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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