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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슈퍼인턴’ 인턴도 슈퍼맨이 되어야 하나요

최종수정 2019.01.27 20:12 기사입력 2019.01.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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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슈퍼인턴'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CCO / 사진=Mnet 방송 캡처

Mnet '슈퍼인턴'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CCO / 사진=Mnet 방송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박진영 JYP 엔터테인먼트 최고콘텐츠책임자(CCO)가 직접 채용 과정에 참여하는 인턴쉽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인턴’이 지난 24일 방송됐다. 박진영은 “공정한 채용 과정으로 스펙이 아니라 열정 있는 지원자들을 뽑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일각에선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을 방송에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날 방송된 Mnet ‘슈퍼인턴’은 기업의 인턴 채용 과정을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접목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 첫 파트너로 등장한 JYP 엔터테인먼트에는 6000여개 이상의 입사 지원서가 몰렸고, 그 중 400개 이상의 서류를 박 CCO가 직접 골라 검토한 후 총 103명의 지원자를 선별해 18시간에 걸쳐 면접을 진행했다.


박진영은 “회사를 객관적으로 비판하고 분석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기발한 생각을 하고 일을 효율적으로 할 줄 아는 인재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벌·인맥·성별 상관없이 열정과 고민만을 볼 것이다. 지원자들은 (채용 과정이) 공정하다는 것에 마음의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진영의 이같은 노력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업난에 고통 받는 청춘들을 예능 소재로 이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직원을 뽑을 거면 취업박람회를 갈 일이지 굳이 이렇게 방송까지 해야하나”며 “정규직도 아니고 인턴을 채용하면서 18시간이나 면접을 보라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안 그래도 취업난으로 서러운데 방송에 얼굴까지 팔리면서 구직하고 싶지 않다. 언제부터 취업이 예능 소재가 된 거냐”고 비판했다.


지난해 8월17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2018 Cheer up 취업 페스티벌'에 참여한 청년들이 청춘 JOB콘서트를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8월17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2018 Cheer up 취업 페스티벌'에 참여한 청년들이 청춘 JOB콘서트를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의 공식 청년 실업률은 8.6%다. 그러나 취업을 단념한 사람, 단기 아르바이트생, 졸업한 구직자 등을 포함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22.8%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사실상 청년 5명 중 한 명 이상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구직자들의 취업 경쟁도 치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 사이트 인크루트, 알바콜이 구직자 1337명을 대상으로 한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자들의 평균 입사 지원 횟수는 12회다. 이 중 최종 합격에 실패했다는 응답은 전체의 42.0%에 달했다.


응답자의 23.5%는 불합격 원인을 묻는 질문에 ‘학점, 어학 점수 등 자격조건이 좋지 않아서’라고 답해 구직자들이 이른바 ‘스펙’ 문제를 가장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면접을 잘 못 봤다(21.1%)’, ‘자기소개서를 잘 못 썼다(12.3%)’ 순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017년 7월 ‘평등한 기회·공정한 과정을 위한 블라인드 채용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322개 공공기관 전체가 블라인드 채용을 전면 시행한 바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입사지원서나 면접 등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출신 지역, 학력 등 업무와 무관한 정보 대신 직무 수행이나 지식, 기술 등을 평가하는데 주안점을 둔 채용 방식이다.


그러나 블라인드 채용이 오히려 새로운 취업 걸림돌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2015년부터 산업현장 직무능력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도입했다.


문제는 NCS 시험이 필기와 면접으로 이뤄지다보니 이와 관련된 각종 수험서와 사설 학원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온다는 데 있다. 사실상 NCS가 제2의 수학능력시험처럼 느껴진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공기업 취업을 위해 NCS를 준비하고 있다는 직장인 A(27) 씨는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 과정을 만들려는 NCS의 취지는 잘 알겠다”면서도 “NCS를 준비하기 위해 수험서를 사고 학원도 다니고 하다 보면, 직무 수행 평가가 아니라 성적순으로 줄 세울 뿐인 또 하나의 스펙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게 사실이다”라고 토로했다.


스펙 중심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블라인드 채용이 구직자들에게 또 다른 스펙을 강요하게 된 모양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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