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실물'이 먼저 무너져 위험
투자의 길 열고 일관된 메시지 필요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 해인 2009년 우리 경제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위기 극복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정부의 경제성장 목표치는 3%. 하지만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설득해 이를 -2%로 수정했다. '국민들에게 환상을 심어줄 수 없다. 위기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윤 전 장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는 적중했다.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도 28조원에 달하는 재정 조기 투입과 적극적인 기업 규제 완화 등으로 그해 0.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어 그는 "우리 경제를 사실 이하로 폄하해서 절망적으로 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하고 그것 못지 않게 근거 없는 장밋빛 전망으로 국민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면 안된다"며 "하지만 지금은 우리 경제가 위기가 아니라고 하면 정신 나간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정부는 기업에 투자의 길을 열어주는 동시에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당부했다. 윤 전 장관은 "정부는 기업이 뛰어 놀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주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며 "여기에 국민적 지지와 함께 정치적 대 타협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1946년 경남 마산 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법대를 나온 그는 행정고시 10회로 관가에 입문한 정통 재무관료다. 옛 재무부와 재정경제원에서 국제금융ㆍ은행ㆍ증권과장, 세제실장, 금융정책실장 등을 두루 거쳤다. 외환위기 당시 공직에서 물러났다가 세무대학장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거쳐 2004년 8월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으로 복귀했다. 이명박 정부에선 기재부 장관으로 2년4개월간 경제팀을 이끌었다. 2010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재무장관회의를 주도하며 환율 갈등 해소와 국제통화기금 지분 개혁 등을 이끌어냈다. 이때의 인연으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는 개인적으로 식사를 함께 할 정도로 가깝게 지내고 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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